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4월 2일 보듬고 살기

이종훈

4월 2일 보듬고 살기

 

수도회의 장상은 똑똑하지 않아야 하고 튼튼하지 않아야 한다는 말이 있다. 장상이 똑똑하고 튼튼하면 그에게 맡겨진 형제자매들을 잘 돌보지 못하기 때문이란다. 잘 못하고 부족한 이들의 사정을 헤아려 그들을 보듬어야 함을 강조한 말일 거다. 사실 장상은 지혜롭고 건강해야 한다.

 

한때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이란 말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4등’이란 제목의 영화도 있었다. 금메달을 딴 운동선수만 기억한다. 운동경기를 보면 금은동의 차이를 구별하기 위해 최첨단 기술들이 동원된다. 그것은 승패를 가려야 하고 정확한 기록이 필요하니 그러는 것이지 사실 그들 실력의 차이 더욱이 그 경기장에 나오기까지 그들이 흘린 땀과 눈물을 비교함은 무의미하고 그들에 대한 모욕이다.

 

우리 인생은 그렇지 않아야 함을 알면서도 어려서부터 세상에서 그렇게 교육을 받아서일까 서투르고 부족한 이들을 보듬는 게 쉽지 않다. 한두 번 해보고는 금방 포기하고 옛 방식대로 나무라고 심판하고 단죄한다. 그런데 우리는 모두 연습생, 초보자, 태아였다. 거기에 누구는 탈렌트를 많이 받아 빨리 성장하고 누구는 그렇지 않아 더디 성장하거나 끝까지 잘 못한다.

 

이런 우리들에게 예수님은 서로 사랑하라고 하신다. 서투르고 배움이 더딘 이들을 보듬고 함께 당신께 오라는 말씀으로 해석된다. 1등은 하나지만 혼자서는 못 산다. 그리고 꼭 1등을 해야 할 이유도 없다. 세상이 그렇게 가르쳐도 우리는 주님의 계명을 지킨다. 그분은 우리와 함께 사셨기 때문에 우리 사정은 잘 아신다. 우리가 계약을 잘 못 지키는 줄 아신다. 그러려고 그러는 게 아니고 나도 모르게 그렇게 돼버려서 속상해함을 잘 아신다. 그래서 주님은 언제나 그리고 끝까지 우리를 용서하신다. 우리와 함께 사시기 때문이고 우리를 사랑하시기 때문이다.

 

예수님, 저도 한때 초보자였고, 남의 도움을 받았으며, 태아였음을 기억합니다. 본성적인 이기심 때문인지 세상의 잘못된 교육 때문인지 그걸 자꾸 잊어버립니다. 주님 말씀 안에 머물러 진리를 깨달아 자유로워지고(요한 8,31-32) 주님의 말씀을 지켜 영원히 삽니다(요한 8,51).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포기하지 말고 끝까지 사랑하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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