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5월 7일 선택 (+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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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7일 선택

 

유다 이스카리옷은 왜 예수님을 배반했을까? 예수님이 직접 뽑으신 사람인데 어떻게 그럴 수 있었을까? 예수님이 사람을 잘못 보신 건가? 그러고 보니 베드로도 그랬고, 하느님 직접 뽑아 왕으로 세운 사울도 그래서 결국 하느님은 그를 내치시고 새 임금으로 다윗을 뽑으셨다. 그런데 그 훌륭한 다윗도 자기 부하 우리야의 부인 밧 세바와 정을 통해서 임신시키고 그걸 숨기려고 그를 죽게 하고 그녀를 자기 아내로 삼았다. 정도나 그 모습만 다르지 하느님이 선택하신 사람들이 배반하기는 다 마찬가지다.

 

성경은 하느님이 인간을 구원하는 이야기이고, 죄인을 향한 하느님 사랑의 편지라고 한다. 성경은 거룩하고 훌륭한 사람들의 위인전이 아니다. 온갖 죄인들의 삶과 모습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시고 구원하시는 하느님의 이야기다. 그것은 오늘 우리 이야기이고 오늘 우리를 구원하시는 하느님 말씀이다. 유다가 예수님을 배반하여 팔아넘겨 예수님이 십자가형을 받게 된 것처럼 보이지만 예수님은 말씀하셨다. “아무도 나에게서 목숨을 빼앗지 못한다. 내가 스스로 그것을 내놓는 것이다. 나는 목숨을 내놓을 권한도 있고 그것을 다시 얻을 권한도 있다. 이것이 내가 내 아버지에게서 받은 명령이다(요한 10,18).” 유다가 예수님을 팔아넘기거나 권력자들의 폭력에 희생되신 것이 아니다. 당신 스스로 목숨을 내놓으신 거다. 하느님이 악인의 손에 살해당하신 것이 아니라 당신의 생명을 우리에게 내어 주신 것이다. 예수님은 유다가 당신을 팔아넘길 마음을 품었다는 것을 아셨고(요한 13,11), 베드로가 당신을 모른다고 부인할 것도 아셨다(요한 13,38). 다른 제자들의 이야기가 전해지지 않아서 그렇지 다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오십 보 백 보다. 예수님 눈에는 모두 어리고 고맙고 사랑스러운 제자들이고, 하느님 눈에는 모두가 구원하시고 싶은 죄인들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들 모두의 발을 씻어주셨다.

 

베드로도 유다도 예수님을 배반했고, 둘 다 나중에 그걸 깨닫고 후회하고 괴로워했다. 유다는 그 괴로움을 못 견뎌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사울도 자신이 잘못하고 있음을 알면서도 계속 마음을 바꾸지 않아 전사했다. 베드로는 괴롭고 비참했지만 끝까지 남아 있었다. 유다와 사울이 죽은 후에 어찌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베드로는 부활하신 주님을 만났고 진한 사랑 고백을 하며 그의 삶은 완전히 바뀌었다. 그는 구원받았다.

 

사울이나 유다나, 하느님이 사람을 잘못 보신 것이 아니다. 인간은 하느님을 따를 수도 있고 거역할 수도 있다. 인간은 악하지 않고 약하다. 연약하다. 그러면서도 고집은 세다. 고집스러운 줄 모르고 그런다. 예수님을 누명을 씌워 고발한 이들은 완고하고 억지를 부려 하느님의 아들에게 사형선고를 내린 거다. 그들은 마음을 바꾸고 싶지 않았다. 아니, 바꿀 수 없었던 걸지도 모르겠다. 지금 유다인들과 그 지도자들을 고발하는 게 아니다. 나 그리고 우리의 완고함을 고백하는 거다. 우리는 하느님을 닮아서 선택할 수 있다. 그런데 하느님처럼 완전하지 않아 언제나 선한 것만을 선택하지 못한다. 개인과 공동체 안에 있는 고집스러움과 완고함 때문에 하느님의 선한 뜻을 거스르는 것을 선택하게 되고 만다. 그리고 나중에 후회하고 괴로워한다. 참 어리석고 약하고 불쌍하다. 그러니 사랑이신 하느님이 어떻게 이런 우리를 그냥 죽게 내버려 두시겠나.

 

사랑이신 하느님, 아드님을 통해 모든 이를 부르십니다. 흙으로 만들어져서 그런지, 두 죄인들 사이에서 나와 그런지, 저희는 고집도 정말 세고 목도 뻣뻣합니다. 이런 저희를 사랑하시니 그 말씀에 희망을 걸고 오늘 다시 있는 힘을 다해 하느님을 선택합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죄인들의 피난처이시니 어머니 사랑으로 딱딱하게 굳은 마음을 녹여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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