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5월 14일(성 마티아 사도 축일) 완전한 기쁨 (+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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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4일(성 마티아 사도 축일) 완전한 기쁨

 

요즘은 날씨 빼고는 모든 게 우울한 것 같아 화창하고 청명한 날씨가 얄밉다. 바이러스 재확산부터 슬픔과 분노를 자아내는 한 경비원의 안타까운 죽음까지, 이런 현실 속에 있는 우리들의 마음은 온통 잿빛인 것 같다. 그런데 이 우울함은 익숙한 감정이다. 그러고 보니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기 전에도 이랬다. 아마 백신과 치료제가 만들어져도 우리를 우울하게 만들 것들은 여전히 남아 있을 거다. 그런 것들은 백 가지도 넘을 거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마지막 저녁을 드시는 중에 그들의 발을 씻어주시고 당신을 따라 서로 사랑하라고 하시며 말씀하셨다. “내가 너희에게 이 말을 한 이유는, 내 기쁨이 너희 안에 있고 또 너희 기쁨이 충만하게 하려는 것이다(요한 15,11).” 예수님은 기쁘셨다. 수난과 죽음을 앞두고 계셨지만 그분의 기쁨은 충만했다. 이보다 더 기쁠 수 없어 충만한 기쁨이고, 아무도 빼앗아가지 못해서 영원한 기쁨(요한 16,22)이다. 그것이 하느님의 기쁨이다.

 

우리가 늘 듣는 것처럼 예수님은 우리에게 거창하고 위대한 사랑을 하라고 요구하지 않으신다. 주님의 계명은 지금 여기에서 만나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는 거라고 이해한다. 다섯 탈렌트를 받은 사람은 다섯 탈렌트만큼, 한 탈렌트를 받은 사람은 한 탈렌트만큼 사랑하면 된다. 그러면 크든 작든 내가 받은 그 그릇에 누르고 흔들어서 넘치도록 후하게 담아 주실 것이다(루카 6,38).

 

예수님은 죄인들을 위해 목숨을 내놓을 정도로 아버지 하느님을 지독하게 사랑하셨다. 예수님 말씀에 따르면 그게 바로 당신이 아버지 하느님께 받는 사랑이었다. 그래서 그분은 기쁘고 행복하셨다. 우리도 그렇게 서로 사랑하라고 하셨다. 나의 기쁨이 충만하지 않고 마음에서 자주 사라지는 건 우리가 서로 사랑하지 않기 때문이다. 내가 그를 사랑해도 그가 나를 사랑하지 않아 나의 기쁨이 완전하지 않은 거다. 나 또한 그를 사랑하지 않아 그의 기쁨을 완전하게 해주지 못하고 있다. 우린 서로 사랑해야 한다.

 

주님, 주님의 말씀과 삶, 특별히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을 앞두고 보여주신 모습을 기억합니다. 언제나 있었던 이 우울함에 마음을 빼앗기지 않겠습니다. 아니 그런 것에 핑계를 대지 않겠습니다. 그에게 나를 사랑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지만 제가 사랑하지 않는 그가 되지 않게 깨어 있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언제, 어디, 어떤 상황에서든 주님의 계명을 지켜 주님 곁을 떠나지 않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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