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5월 18일 은혜로운 회개의 때 (+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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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8일 은혜로운 회개의 때

 

예수님과 제자들을 박해한 이들은 하느님을 섬긴다는 사람들이었다. 하느님을 열심히 섬길수록 예수님과 그의 추종자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박해했다. 그것이 그리스도인들에게는 박해였지만 그들에게는 하느님께 봉사하는 의로운 일이었을 것이다.

 

그들은 악한 사람들이 아니었고, 무지한 사람들도 아니었다. 그런데 왜 사람이 되신 하느님 말씀을 알아보지 못했을까? 아마 바꾸려고 하지 않고 자신의 선택과 삶을 의심하지 않았기 때문일 거다. 전해 받은 그대로, 남들이 다 그렇게 하니까 그런 거다. 예수님 시대 유대 사회는 종교와 사회가 분리되어 있지 않았다. 유대인들은 자신의 문화와 풍습 안에서 하느님을 섬기는 그들만의 방법을 발전시켰을 것이다. 하지만 하느님은 온 인류, 우주 만물의 하느님이시니 한 작은 민족과 그들의 사회에 갇혀계실 수 없었다. 그들이 믿고 아는 게 하느님의 전부일 수 없었다.

 

바오로 사도는 하느님을 섬겼고, 스테파노를 죽이는 일에 찬동할 정도로 그리스도인들을 잡아들이는 일에 앞장섰다. 그러던 중 그는 하늘에서 비춘 섬광에 눈이 멀고 땅에 엎어졌다. 그 자리에서 그는 주님의 목소리를 들었다(사도 9,3-5). 자기 자신과 자신이 하는 일들을 다시 보게 되었을 것이다. 은총의 시간이었다.

 

실패, 반대, 비난 혹은 무관심은 결코 반갑지 않다. 그런데 성인들은 실패했던 사람들이라고 말한다. 그들은 어떤 시기 또는 어떤 계기를 통해 회심했기 때문이다. 회심이나 회개는 그때까지 자신이 잘못 살았음을 고백하는 거다. 그때가 실패하거나 비난이나 박해를 받는 시기였다. 가장 아픈 실패는 배신이다. 배신은 믿음이 무너지는 거다. 가장 가까운 이의 배신보다 더 아픈 것은 옳고 거룩하다고 믿었던 자신의 신념이 자애심에서 비롯했음을 알게 됐을 때다. 친구의 배신은 아프지만 자기 기만의 깨달음은 부끄럽고 괴로워 죽고 싶을 정도다. 그러나 성인들의 삶을 보면 그 시간은 하느님의 은총이 내리는 때이다. 연약하고 위선적이며 그래서 비참한 자신과 마주하는 아주 아픈 시간이지만 더 이상 가리거나 변명이나 핑계를 댈 게 없어 오히려 편안한 시간이기도 하다. 그리고 하느님이 나를 사랑하신다는 말씀이 무슨 뜻인지 조금 더 알아듣는 시간이다.

 

예수님, 예고하신 대로 제자들은 박해를 받았습니다. 이방인이나 악인들에게 박해를 받는다면 지금 우리가 하느님의 일을 하고 있음이 그 자체로 증명되니 오히려 반가운 일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박해는 내부에서 행해집니다. 그것도 하느님과 선(善)의 이름으로 말입니다. 아프고 괴롭지만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밝혀지는 시간이라서 은혜로운 회개의 때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주님의 뜻을 따르게 도와주소서. 제가 무엇을 버려야 하고 어떤 것을 짊어져야 하는지도 가르쳐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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