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5월 22일 예수님의 세상 (+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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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2일 예수님의 세상

 

예수님은 복음, 기쁜 소식을 전하러 오셨다. 사실 그분 자체가 복음이었다. 병과 악령으로 고통받는 이들에게는 치유를, 율법을 다 지킬 수 없어 구원의 희망을 가질 수 없는 이들에게는 새로운 희망을 주셨다. 기존 사회 통념을 거스르고 기득권의 권력에 도전하면서, 때로는 안식일 규정까지 어겨가면서 약한 이들의 편에 계셨다.

 

예수님의 그런 행동들은 사회개혁을 꿈꾸는 이들에게 동료의식을 갖게 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분은 권력자들의 손에 허무하게 희생되셨다. 예수님은 이 세상에 사셨지만 여기에 속한 분이 아니셨다. 배고픔, 슬픔, 분노, 두려움, 유혹 등 우리 인간의 약점을 모두 다 지니셨지만 그분은 다른 곳을 보고 계셨다. 우리와는 다른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셨고, 다른 마음으로 사람들을 대하셨다.

 

세 번씩이나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예고했지만 제자들은 그 말뜻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니 그러고 싶지 않았을 거다. 성공해야 하는데 그런 일이 벌어지면 안 되는거였다. 그들은 십자가에 처형되신 스승을 보고도 믿을 수 없었을 것이다. 거기서 그들의 꿈은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그들은 절망했다. 그런 그들에게 부활하여 나타나신 주님은 새로운 삶의 문을 열어주셨다. 인생 성공이 아니라 죽지 않고 영원히 사는 길을 보여주셨다. 예수님이 그 길이셨는데 그전에는 그들의 눈이 가려져있어 볼 수 없었다. 부활하신 주님이 성전 휘장이 찢어진 것처럼 그 가림막을 치워버리셨다. 그렇게 제자들의 기쁨은 충만해졌고 아무도, 죽음도 빼앗아갈 수 없는 것이 되었다. 예수님과 함께 지내며 받은 기쁨이 완성된 것이다.

 

제자들을 절망시킨 분도 예수님이고 그들의 기쁨을 완성시킨 분도 예수님이다. 그들을 부르신 분도, 그들을 파견하시는 분도 예수님이다. 모든 것의 주도권을 예수님이 갖고 계셨다. 농부는 씨앗을 뿌린다. 하지만 밤에 자고 낮에 일어나고 하는 사이에 씨는 싹이 터서 자라는데, 그 사람은 어떻게 그리되는지 모른다(마르 4,27). 하느님 나라도 그렇다. 사람이 아니라 하느님이 만드신다. 예수님은 그걸 보고 계셨던 것 같다. 당신이 선한 일을 하신 것도 그렇지만 수난하고 죽는 것도 아버지 하느님의 뜻이고 그렇게 하느님 나라가 자라는 것이라고 믿으셨을 것이다. 하느님은 우리를 힘겹게 하시지 않는다. 이웃이 그리고 우리들이 그렇게 한다. 우리가 나빠서가 아니라 서로에게 나의 것을 주장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의식적으로 그리고 무의식적으로 나는 나의 틀을 그에게 씌운다. 그렇게 될 수 없는 걸 그렇게 되기를 바라니 힘들 수밖에 없다.

 

우리는 예수님처럼 하느님을 신뢰하지 못한다. 우리가 계획한 대로, 바라는 대로 세상일이 되어가지 않을 때 분노한다. 그 계획과 바람이 선하고 의로운 것이었는데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이웃과 세상을 고발하고 탓한다. 그러면서 그걸 의로운 분노라고 착각한다. 그들 때문에 하느님 나라를 만드는 일을 망치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 잊지 말자, 하느님 나라는 하느님의 것이고, 하느님이 그걸 우리에게 선물로 주셨다. 우린 그저 감사할 따름이다.

 

예수님, 가난하고 어려운 이웃을 위해 좋은 일을 하고, 봉사하고, 사랑하는 이를 위해 희생하는 것은 어떻게든 주님을 따라 하겠는데, 미워하는 사람은 말할 것도 없고 잘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희생하는 건 정말 못 따라 하겠습니다. 역시 좋아하는 일을 하는 건 쉽지만 싫어하는 일을 하는 건 참 어렵습니다.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란다고 하루에도 몇 번씩 기도하는 데 말뿐인가 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아드님이 보고 계신 곳을 저도 따라 보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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