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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6월 25일(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마음을 모아 (+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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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5일(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마음을 모아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 18,19-20).” 귀가 솔깃한 예수님의 약속이다. 두 사람이 마음만 모으면 하느님이 그들의 청원을 모두 들어주신다니 말이다. 두세 사람이 한마음이 되면 바로 거기에 예수님께서 계시니, 그들이 바치는 청원은 예수님의 기도가 된다. 그러면 하느님은 그때처럼 아드님의 기도를 모두 들어주실 것이라는 뜻으로 알아듣는다.

 

자신의 바람을 이루는 아주 쉬운 방법이지만 거기에는 마음을 모아야 한다는 매우 어려운 조건이 붙어 있다. 공동체가 한마음이 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매일 경험한다. 그렇게 크게 반성하며 새롭게 시작한 21대 국회는 또 법을 어기고 아직도 저러고 있다. 굳이 거기까지 안 가더라도 회사나 공동체, 수도원과 가정만 봐도 알 수 있다. 모두 생각과 마음이 다르고, 회의 따로 행동 따로인 것 같다. 한마음이 되는 게 이렇게 어려우니 한마음으로 일하고 살아가는 공동체가 그렇게 부럽고 아름다워 보이는 거다.

 

용서, 화해, 평화, 일치는 하느님이 그 안에서 일하신다는 표지이다. 예수님이 직접 가르쳐주신 기도에서도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용서뿐이다. 하느님께 용서받으려면 이웃을 용서해야 한다고 들릴 정도로 용서는 참 어려운 일이다. 그 후에 서로 화해하여 평화롭게 살며 서로가 하나됨은 정말 먼 길이다.

 

만장일치는 가식적으로 보이지만 하느님의 뜻을 따르는 데에는 당연하다. 거기엔 하나의 길밖에 없기 때문이다. 용서하고 화해하여 평화롭게 살아 하느님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 그 길 말고 구원되는 다른 길은 알지 못한다. 남과 북이 왜 갈라지게 됐는지, 6.25때 얼마나 끔찍한 일들이 벌어졌는지 듣고 배워 안다. 하지만 내가 겪은 일은 아니다. 역사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하며 적대감을 지니는 걸 정의롭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우리의 의지와 상관없이 우리는 갈라졌다. 그때 우리는 공산주의, 민주주의가 뭔지도 잘 몰랐다. 그런 우리들 사이에 힘센 이들이 함부로 금을 그어 놓았다. 이념에 따라 전쟁을 일으켰지만 남은 건 깊은 상처와 증오 그리고 불신과 불목이었다. 반공 멸공 구호를 외치며 자랐지만 내가 북한 사람들을 미워해야 할 이유가 없다. 거기에는 아버지가 공부하고 놀던 곳, 아버지가 다니던 성당 그리고 할아버지가 일하시던 땅이 있다. 북한 사투리가 정겹고 북한 음식이 그립다. 어려서부터 듣던 말투이고 내가 먹고 자란 음식이기 때문이다. 어렵겠지만 가야 할 길이다. 우리 모두는 되돌아갈 수 없는 길에 들어섰다. 무조건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

 

주님, 고통은 반갑지 않지만 주님을 만나는 좋은 시간과 장소가 됩니다. 유일한 민족 분단국가라는 지금의 저희 현실은 주님이 살아계시고 일하심이 온 세상에 드러날 수 있는 좋은 곳입니다. 세상에 공짜 없고 대가 없는 성공 없습니다. 70년 전의 끔찍한 경험을 기억하며 다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고 기도합니다. 그리고 마음을 모으기 위해 양보하고 그에게 나를 맞추고 또 인내하는 법을 배웁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어머니는 여기보다 북한에 먼저 오셨습니다. 평화와 통일은 저희보다 어머니가 더 바라시는 것이라고 믿습니다. 그러니 저희를 언제나 도와주십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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