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8월 26일 이 시기의 사랑 (+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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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26일 이 시기의 사랑

 

요즘은 가능한 움직이지 않는 게 이웃사랑이고 애국이다. 무덥고 답답하지만 참고 이 어려운 시간이 지나갈 때까지 조용히 기다린다. 최근 한 개신교회의 목사의 오만하고 무지한 행동으로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다른 많은 충실한 목사님들과 개신교인들이 괴로워한다. 개신교단에서 그를 이단으로 규정할 거라는 말이 있지만 그것과 상관없이 그는 이미 목사도 그리스도인도 아니다. 이웃의 고통과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신념대로만 행동하는 건 누가 봐도 사랑이 아니기 때문이다. 극단적인 이슬람 근본주의자들의 자살테러와 다를 게 없다.

 

통신 기술의 발달로 거의 동시간대에 거의 모든 것을 다 함께 알게 되는 시대다. 잠시 동안은 감추고 속일 수 있지만 결국 사실과 진실은 다 밝혀진다. 하느님 앞에 우리 모두가 알몸인 것과 같다. 나도 모르는 나의 숨은 의도도 그분 앞에서는 다 드러나 있다. 선악과를 따먹고 두려워 동산 나무 뒤에 숨은 그에게 하느님이 “너 어디 있느냐?”하고 물으신 건 그가 안 보여서가 아니다(창세 3,9). 피정 강의 묵상 도움 질문처럼 왜 숨었는지, 어쩌다 그랬는지 성찰하고 자신의 마음을 살펴보라는 말씀이다.

 

성찰, 묵상, 토론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역시 실천이다. 어쩌면 우리는 성찰하고 묵상하고 뉘우쳤다고 의무를 다 한 것으로 착각하는지도 모른다. 마음은 간절한데 몸이 따르지 못한다(마태 26,41). 사랑은 뜨거운 감정이나 깊은 묵상과 성찰이 아니다. 사랑은 실천이다. 우리 대부분은 지금 여기서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안다. 답답해도 가능한 움직이지 말고 일부 다른 이들의 일탈에 화나고 속상해도 참고 기다려야 한다. 그게 사랑이다.

 

믿음과 희망과 사랑 이 세 가지는 계속되는데 그 가운데에서 으뜸은 사랑이다(1코린 13,13). 마지막에는 자신이 어떤 처지에 있든, 믿었든 안 믿었든 우리 모두는 하느님을 직접 뵙는다. 그때는 믿음과 희망은 필요 없다. 하지만 사랑은 남는다. 계속 사랑한다. 바오로 사도는 테살로니카 사람들에게 일하기 싫어하는 자는 먹지도 말라고 했다. 일부 사람들이 예수님의 재림이 임박했다고 무질서하게 살아가면서 일은 하지 않고 남의 일에 참견만 하며 게으르게 살았기 때문이다(2테살 3,10-11). 때가 되면 믿음과 희망은 완성되지만 사랑은 영원하다. 지금 여기서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나중에 거기서도 사랑하지 않는다. 불평하지 말고 짜증 내지 말고 사랑하자.

 

예수님, 여기 사는 저도 이렇게 힘드니 도시생활을 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복잡한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출근해야 하고, 많은 사람들을 접해야 하며, 장사는 안 되고, 집안일에 아이들 공부까지 챙겨야 합니다. 우리 순교자들은 신앙을 지키기 위해 투쟁하는 대신 도망치고 숨어 살았습니다. 그렇게 이웃을 사랑했고 그렇게 하느님을 사랑했습니다. 이것이 오늘 저희에게 필요한 마음이고 신앙입니다. 위로받고 싶으니 위로하고, 희망찬 말을 듣고 싶으니 앞으로 어찌 될지는 몰라도 희망을 말합니다. 참고 인내하며 이렇게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합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어머니의 위로가 절실한 시기입니다. 어머니를 찾지 않는 이들도 위로하고 보호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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