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8월 30일(연중 22주일) 유혹을 다루는 법 (+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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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30일(연중 22주일) 유혹을 다루는 법 

 

기도 안에는 하느님 말씀과 선한 의지보다는 분심이나 잡념 그리고 그 이름을 알 수 없는 감정들이 더 많다. 그래서 어떤 때는 이렇게 시간 낭비 하느니 차라리 산책이나 다른 일을 하는 게 더 좋을 것이라는 유혹이 생긴다. 맞다, 그건 유혹이다. 그런 유혹은 수시로 찾아온다. 그때마다 맞춰놓은 타이머가 울 때까지 기다리며 버틴다. 타이머가 하느님의 뜻은 아니지만 그렇게 내가 하고 싶은 대로 하지 않고 내 밖에 있는 다른 의지에 복종하는 것을 수련한다.

 

교리, 교회의 윤리적인 가르침 그리고 하느님 말씀이 강박이나 억압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자신을 하느님 마음에 드는 산 제물로 바치고, 하느님의 뜻과 선하고 완전한 것을 분별해야 하는 줄(로마 12,1-2) 알지만 그 권고가 잘 할 줄 모르는데 어떻게든 해내야 하는 무거운 짐처럼 느껴진다. 내 안에서 그런 불평이 터져 나올 때는 몸과 마음이 지쳤거나, 불안하거나, 혹은 계획했던 일들이 잘 이루어지지 않는 때다. 하느님께 대들 수는 없으니 뒤에서 궁시렁대며 불평 아닌 불평을 하는 거다. 내 의지가 하느님의 의지와 충돌한다.

 

하느님의 뜻에 복종해야 하는 줄 잘 안다. 그런데도 내 안에서 불평과 반항이 일어나는 것을 어쩔 수 없다. 그것이 곧 하느님 뜻에 대한 불순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그렇다고 내가 원하는 대로 할 수도 없다. 그러면 잠시 즐겁고 그 이후 많은 시간을 후회, 실망, 부끄러워하며 괴로워해야 하는 줄 잘 알기 때문이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다.

 

예수님도 유혹을 받으셨으니 사람은 모두 유혹을 받는다. 유혹은 하느님의 뜻과 정반대되는 것이 아니다. 하느님의 뜻에 나를 온전히 맡겨드리지 못하는 거다. 나의 경험 세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세계로 선뜻 발을 들여놓기 주저한다. 나를 죽도록 좋아하고 사랑하시는 하느님이 나를 힘들고 하고 기뻐하실 리가 없다. 주님의 뜻은 강요가 아니라 초대다. 그분은 실망하지도 지치지도 않으시고 계속 초대하신다, 내가 살아서 응할 때까지. 나의 바람이나 내 안에서 일어나는 불평을 무시하거나 꾸짖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대로 행동하지는 않는다. 그냥 알아채고 듣기만 한다. 수용해 준다. 그리고 여린 목소리로 전해오는 주님의 초대에 조심스럽게 응한다. 한 발짝 앞으로. 주님의 멍에는 편하고 주님의 짐은 가볍다.

 

주님, 오늘도 제 자신을 버리는 걸 수련합니다. 알람 소리를 기다리고, 형제들의 결정을 따르고, 재미없어 미뤄놓았던 일을 시작하며 내가 아니라 하느님이 원하시는 대로 하는 걸 훈련합니다. 제 안에서 일어나는 온갖 무질서한 욕구들을 분류하고 분석하는 건 시간 낭비 정력 낭비입니다. 그 아우성을 존중하지만 그대로 따라주지는 않습니다. 그보다 더 좋은 것을 주님께서 주신다고 믿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천사가 전한 말씀이 이루어지기를 진심으로 바라셨던 어머니의 그 마음을 가르쳐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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