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9월 7일 일하시는 하느님 (+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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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7일 일하시는 하느님

 

기계는 고장 난다. 고쳐가며 사용하는 거다. 사람 몸도 마찬가지다. 오래 쓰면 고장 난다. 어머니가 병상에 누워 계실 때 병문안 오신 친구 분이 “70년 썼으면 고장 날 때도 됐지.”하며 위로하셨던 기억이 난다. 아픈 건 너의 잘못이 아니고, 열심히 살았다는 증거라는 뜻으로 하신 말씀이었던 것 같다.

 

하느님은 일하신다. 태초에 고작 엿새 일하시고 그 후 내내 쉬고만 계시지 않는다. 고장 난 몸과 마음으로 청하는 우리를 고쳐주신다. 때론 완전히 새로운 사람으로 바꿔주신 것 같이 느낄 정도로 고쳐주신다. 예수님이 그걸 직접 보여주시며 알려주셨다. 예수님은 몸이 아프고, 마음에 상처를 입어 고통받는 이들을 고쳐주셨다. 고쳐주시는 것뿐만 아니라 그들을 그렇게 만든 것들에게도 도전하셨다. 예수님은 오늘도 일하신다. 아버지 하느님이 일하시기 때문이다.

 

하느님 안에 있으면 모두가 온전하다. 그를 사로잡았던 악령은 줄행랑을 치고, 망가진 몸은 고쳐지고, 부서지고 무너진 마음은 온전해진다. 안식일은 아무 일도 안 하는 날이 아니라 온전히 하느님 안에만 있는 날이다. 하느님 안에 있으면 좋은 일만 일어나고 모두가 산다. 그래서 예수님께서 이렇게 물으셨다. “내가 너희에게 묻겠다. 안식일에 좋은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남을 해치는 일을 하는 것이 합당하냐? 목숨을 구하는 것이 합당하냐? 죽이는 것이 합당하냐?(루카 6,9)” 안식일에 하느님의 집인 회당에서 손이 오그라든 사람의 손을 펴주시는 건 예수님께는 당연하고 또 당신이 해야 할 일이었다. 하느님이 원하시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이 기쁜 소식을 모두가 반가워한 건 아니었다. 그런 예수님을 고발할 구실만 찾던 이들에게는 아주 불쾌하고 골이 잔뜩 나게 하는 일이었다. 그들은 하느님이 당신이 하실 일을 하는 게 못마땅했던 셈이다. 하느님 계명을 연구하고 그에 따라 철저하게 사는 이들이 왜 그렇게 됐을까? 남 얘기가 아닌 것 같다. 열심히만 산다고 될 일이 아니다. 엉뚱한 길로 가면서 잘 가고 있다고 착각하게 된다. 사랑이 없으면 누구나 다 그렇게 되기 쉽다. 너무 열심히 살면 하느님도 잊어버릴 수 있다.

 

예수님, 열심히 살지 않고 주님이 주신 계명에 충실하게 삽니다. 내가 나를 이끌어가지 않고 주님이 이끄시는 대로 따라갑니다. 하루 중 몇 번씩 잠시 멈추어 하늘을 바라보는 것은 제 영혼의 주파수를 주님께 맞추기 위함입니다. 그러지 않으면 언제든지 제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버립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아드님의 온유하고 겸손한 마음을 가르쳐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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