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9월 17일 죄인을 부르시는 예수님 (+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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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7일 죄인을 부르시는 예수님 

 

환자는 의사를 보고 의사는 환자의 병을 본다. 죄인은 용서받기를 바라고 하느님은 그 바람을 이루어주신다. 많은 사람들이 예수님 주위에 몰려들고 그분을 따라다녔던 것은 그들의 병도 고치고 좋은 말씀도 듣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위로와 희망을 전해 받고 거친 세상 속에서 살맛 나게 되었을 것이다.

 

오늘 복음에 나오는 죄인인 그 여인의 행동은 그 집에 모인 모든 사람을 당혹하게 만들었을 것이다. 그 집 주인도 아니고 손님인 예수님 뒤에서 눈물을 흘리고 긴 머리카락으로 발을 닦고 향유를 부었다. 자주 들은 이야기라서 그렇지 만일 내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정말 당황했을 것이다. 그런데 정작 그 일을 당한 예수님은 민망하거나 불편하지 않으셨던 것 같다. 의사가 환자의 옷을 벗기고 환부를 들여다보는 것처럼 말이다.

 

사람들, 특히 그 바리사이 시몬은 그 여인의 괴상한 행동을 주목했다. 예수님은 그 여인의 눈물을 마음에 담으셨다. 성경에는 나오지 않지만 긴 머리에 향수를 많이 갖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 그의 직업은 매춘이었을 것이라고 추정하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 바리사이와 거기에 있던 사람들은 그의 긴 머리를 보고 그 향수 향기를 맡았고 예수님은 그의 눈물을 보셨다고 한다. 그는 세리처럼 삶 자체로 죄인이었고, 경건하고 엄격하게 사는 거룩한 바리사이집 근처에도 갈 수 없는 사람이었다. 그는 바리사이와는 어울릴 수 없지만 예수님께는 받아들여졌다.

 

그 어색한 자리에서 예수님이 하신 말씀대로라면 그는 많은 죄를 용서받아 그런 행동을 한 것이다. 더 많은 빚을 탕감 받은 채무자가 그 채권자를 더 많이 사랑하게 되어 있다(루카 7,41-43). 복음서에는 나오지 않지만 그전에 그와 예수님 사이에 아니면 먼 발치에서 예수님의 말씀이나 행동을 본 그 안에서 아주 특별한 어떤 일이 있었던 것이 분명하다. 그것은 용서였다. 혼자서 그런 거라면 그것은 우리 교리가 말하는 상등통회에 해당한다. 그 자체로 용서를 받았다. 그래서 그의 눈물은 통회의 눈물이라기보다는 감사와 찬미의 눈물이다. 매춘을 좋아할 여자는 없을 것이다. 그는 먹고살자니 그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바리사이는 그의 죄를 보았지만 예수님은 그가 짊어진 삶의 무게와 내려놓아지지 않는 마음의 짐을 보셨다. 바리사이는 그를 단죄했지만 예수님은 용서하셨다.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다. 평안히 가거라.”

 

예수님, 주님은 의인이 아니라 죄인을 부르러 오셨습니다. 고쳐주고 용서하셔서 회복시켜주시러 우리 곁으로 다가오셨고 우리 안으로 들어오셨습니다. 바리사이들은 한 인간이 어떻게 죄를 용서할 수 있냐고 의심했지만, 죽은 자도 되살리시고 죽기까지 하느님의 뜻을 따른 예수님께는 불가능한 일은 없습니다. 저는 주님께서 부활하셨다고 믿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겐 희망이 없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죄를 피하고 이기려는 노력도 필요하지만 그보다는 하느님을 더 사랑해서 하느님을 기쁘시게 해드리는 일을 더 많이 하게 도와주소서. 아멘.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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