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9월 27일 마음을 바꿔라(+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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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7일(연중 26주일) 마음을 바꿔라

 

오늘 에제키엘 예언서 말씀은 듣기 불편하다. 악인이 자기가 저지른 죄악을 버리고 돌아서서 공정과 정의를 실천하면 살 것이라는 하느님 말씀은 알아듣겠는데, 의인이 자기 정의를 버리고 돌아서서 불의를 저지르면 그것 때문에 죽는다는 말씀은 공평하지 않은 판결인 것 같다. 그 의인이 비록 끝에 가서 잘못은 했어도 그전에 잘 살았던 의로운 행적들은 제 값을 쳐주셔야 하지 않나? 그 당시 사람들도 나처럼 불평을 했었나 보다. 그러나 하느님은 오히려 우리들이 공평하지 않다고 야단을 치시는 것 같이 들린다. “너희는, ‘주님의 길은 공평하지 않다.’고 말한다. 이스라엘 집안아, 들어 보아라. 내 길이 공평하지 않다는 말이냐? 오히려 너희의 길이 공평하지 않은 것 아니냐(에제 18,25)?”

 

 

게다가 악인이 마음을 바꾸면 그가 저지른 모든 죄악은 기억되지 않고, 단지 그가 실천한 정의 때문에 살지만, 의인이 길을 바꿔 악행을 저지르면 그가 실천한 모든 정의는 기억되지 않은 채, 자기가 저지른 배신과 자기가 지은 죄 때문에 죽는다고 하셨다. 하느님의 셈법은 참 이상하다. 도대체 하느님이 말씀하시는 정의의 기준은 무엇인가? 하느님은 말씀하신다. “내가 정말 기뻐하는 것이 악인의 죽음이겠느냐? 주 하느님의 말이다. 악인이 자기가 걸어온 길을 버리고 돌아서서 사는 것이 아니겠느냐?(에제 18,23)” 그렇다, 우리 하느님은 우리 모두가 살기를 바라신다. 의인은 의로운 행위로 살고 죄인은 뉘우치고 삶을 바꾸어 살기를 바라신다. 어느 누구나 하느님 편으로 돌아서면 다 산다.

 

우리의 불평은 하느님이 우리의 선행과 악행의 양을 제대로 저울질하지 않으신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생겨난 거다. 심판대는 선행과 악행을 정량적(定量的)으로 계산하는 자리가 아니다. 그리고 하늘나라는 맨 나중에 그런 식으로 정산(?)해서 들어가는 곳이 아니다. 하늘나라는 마음을 바꾼 사람들, 하느님께로 마음을 돌린 이들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 정말 그렇게 하느님과 셈을 한다면 그 자리에 자신 있게 나설 수 있는 사람이 과연 있을까? 예수님조차도 하느님 한 분 외에는 아무도 선하지 않다고 잘라 말씀하셨다(마르 10,18). 그러니까 우리는 하느님이 이상하게 셈하신다는 걸 두고 불평할 게 아니라 오히려 기뻐해야 한다.

 

예수님은 외치셨다.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4,17).” 예수님은 죄인들이 돌아와 살게 하시려고 가르치시고 좋은 일도 많이 해주셨고 권력자들의 심기를 건드리면서까지 그들과 친구가 되셨다. 그들은 정말 마음을 바꾸고 돌아왔다. 그런데 수석 사제들과 백성의 원로들은 끝까지 마음을 바꾸지 않았고 예수님을 세상 밖으로 밀어냈다. 하지만 그들이 밀어낸 것은 예수님이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 마음을 바꾸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세례자 요한이 의로운 길을 가르칠 때도 믿지 않았고 세리와 창녀들이 마음을 바꿔 새사람이 되는 것을 보고도 믿지 않았다(마태 21,32). 쯧쯧, 혀를 찰 일이 아니다. 남 얘기가 아니다. 이천 년 전이 아니라 오늘 나에게 하느님이 하시는 말씀이다. 내가 좀처럼 마음을 바꾸지 않으니까.

 

예수님, 주님은 당신과 함께 십자가 형벌을 받는 한 죄수에게 그날 당신과 함께 바로 하늘나라에 있게 될 거라고 약속하셨습니다. 그가 주님처럼 억울한 형벌을 받아서가 아니라 자신이 죄를 지은 줄 알고 주님을 믿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에제키엘 예언자를 통해 말씀하신 그대로 정말 그렇게 셈을 하셨습니다. 이제 제 차례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쓸데없이 고집부리지 말고 마음을 바꾸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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