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0월 13일 사랑을 위한 비움(+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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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3일 사랑을 위한 비움

 

집안을 정리해 주는 TV프로그램이 있다. 정리되기 전과 후는 거의 다른 집에 온 수준으로 다르다. 의뢰인은 놀라고 고마워하며 눈물을 흘린다. 그런데 그런 기적 같은 일은 이루는 가장 중요한 작업은 의뢰인의 비움이다. 정리해 주는 사람들의 말을 빌리자면 비우니 공간이 보인다는 것이다.

 

당연한 말인데 자꾸 잊어버린다. 심심해서 아무 물건이나 마구 사들이지 않는다. 지금 필요하다고 샀는데 사용하지 않는 물건들이 적지 않다. 읽을 거라고 사고는 머리말과 목차만 읽고 나중에 보겠다고 책장이 아니라 책상 위에 놓아둔 책이 여러 권이다. 비웠던 책장이 어느새 또 다 찼기 때문이다. 나중에 필요할 거라고 미리 사두지만 비닐 포장에 먼지 쌓인 체 창고 자리만 차지하고 있는 것들도 있다. 사실 하루가 다르게 더 좋은 새 제품이 나오고 급하면 한두 시간 안에 배달되는 세상이니 미리 사둘 필요 없을 것 같다.

 

지금 갖고 있는 모든 것은 여기서 사는 동안만 임시로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이 육체도 마찬가지다. 잘 사용하고 나중에 돌려줘야 한다. 소속이나 인간관계 그리고 가족관계도 마찬가지다. 남한과 북한 사람 일본이나 미국 사람 모두 나중에는 하늘나라라는 영원한 하나의 국적만 갖는다. 그리스도인이나 불자도 마찬가지다. 여기서나 부모 자식 형제자매 부부이지 저기서는 시집 장가가는 일이 없으니 모두 하느님 안에 사는 영혼이다. 믿음도 희망도 필요 없다.

 

비우자. 그러면 공간이 생긴다. 방 안에 물건을 가득 쌓아 놓고 마음을 비우겠다는 결심은 신뢰하기 어렵다. 공간이 생기면 빛이 들어온다. 마음을 비워야 주님을 맞아들일 수 있다. 비우면 가벼워지고 가벼우면 행동이 민첩해진다. 바오로 사도는 말한다. “사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는 할례를 받았느냐 받지 않았느냐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사랑으로 행동하는 믿음만이 중요할 따름입니다(갈라 5,6).”

 

주님, 비움이 아니라 사랑이 목적입니다. 사랑하려면 비워야 합니다. 이제 다시 비우고 문을 열어 드리니 주님의 넘치는 은총으로 언제나 저와 함께하시어, 제가 끊임없이 좋은 일을 하도록 이끌어주소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오직 하느님만 믿고 살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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