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0월 17일(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주님 찾기(+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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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7일(안티오키아의 성 이냐시오 주교 순교자 기념일) 주님 찾기

 

몇 해 전 국제모임에서 아주 거칠게 의견을 말하는 한 형제가 있었다. 그의 거친 말투가 마음을 상하게는 했지만 틀린 말이 아니었다. 쉬는 날에 그와 같은 차를 타고 외출하게 되었다. 그때 다른 형제가 왜 그렇게 도전적이고 도발적으로 얘기하느냐고 용감하게 물었다. 그러자 그는 그렇게 논쟁하고 격하게 토론하면 살아있는 것 같아 좋다고 말해 모두 한바탕 웃었다.

 

도전과 박해는 반갑지 않지만 성장하고 깨닫는 데에는 거의 필수적이다. 교회가 박해를 받지 않았다면 아마 이렇게 성장하지 못했을 거다. 거룩한 욕망은 그 성취가 지체될수록 더 커지고 순수해지며 생기를 얻는다. 그들은 그것이 이루어질 때까지 대를 이어 계속 외치며 끝까지 인내하며 기다린다. 반면에 거룩함으로 위장한 자신의 욕망은 그 성취가 지체되면 폭력적이 되거나 사그라든다. 진리는 영원하다. 어둠은 빛을 이길 수 없어 숨은 거짓들은 다 드러난다.

 

예수님이 예고하신 대로 제자들은 박해를 받았고, 그렇게 흩어진 교우들은 오히려 민들레 홀씨처럼 세상 곳곳에서 복음을 전하게 되었다. 한국교회도 그렇게 성장했다. 그런데 요즘 교회는 박해받지 않는다. 반면에 사회정의와 공정을 외치고 환경보호와 가장 작은 이들 편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하나같이 어려움을 겪는다. 코로나 때문이라고 하지만 성당은 비어간다. 일시적인 현상이 아닐 것 같다. 박해는 진리를 따라 걷고 있다는 증거인데, 지금 교회의 모습은 무관심의 표징인 것 같다. 가장 작은 이들 안에 계시는 주님을 제대로 섬기지 않고 그들만의 잔치를 벌여 온 결과인 것 같다.

 

그렇다고 교회가 사회복지 기관이나 NGO단체는 아니다. 그런 일들을 할 수는 있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교회는 구원의 보편적인 성사이고 그리스도 예수님의 신비로운 몸이다. 언젠가 회의 중에 천국에 대해 두 형제가 의견 대립한 적이 있다. 한 형제는 이 땅에 천국을 건설해야 한다고 했고, 다른 형제는 천국은 이 땅에 없다고 주장했다. 두 의견을 합치면 우리는 하늘나라로 오르는 길을 이 땅에서 찾는 것이다. 가난한 이들을 돌보고 사회정의와 환경보호를 위한 일들이 예수님을 사랑하는 것에 우선하지 않는다. 예수님도 가난한 이들은 늘 우리 곁에 있지만 당신은 그렇지 않다고 하셨다(마태 26,11). 그리고 신랑을 빼앗길 날이 올 것이고 그때 그 친구들은 슬퍼하며 단식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하셨다(마태 9,15). 바로 지금이 슬퍼하고 단식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주님, 저희가 사회운동가는 아니지만 가장 작은이들과 어울리지 않고 주님과 친밀해지는 것은 불가능해 보입니다. 그런 친밀은 위선일 겁니다. 그런데 모든 길이 막혀있는 것 같으니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옷이 아니라 마음을 찢어 주님을 찾습니다(요엘 2,13). 주님의 목소리를 들려주소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하늘나라 길을 찾기 위해 잃어버릴 게 있다면 기쁘게 그럴 수 있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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