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2월 19일 믿음과 기적(+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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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9일 믿음과 기적

 

성경에는 하느님이 당신의 사람들을 통해서 일으키신 기적 이야기들이 자주 나온다. 우리는 그 기적 이야기가 가리키는 것을 보려고 깊이 생각한다. 가브리엘 천사가 알려 준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루카 1,37).”는 말뜻을 이해하려고 노력한다. 21세기에 살고 코로나로 큰 어려움을 겪는 이 시점에서 하느님이 일으키신 그 기적들은 무슨 의미를 전해주는 걸까?

 

오늘 첫째 독서에 나오는 삼손의 출생과 복음에 나오는 엘리사벳의 임신 이야기의 공통점은 두 여인이 아이를 못 낳는 몸이었다는 것이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시대 아이를 못 낳는 여자는 큰 고통을 겪어야 했다. 그런데도 즈카리야와 엘리사벳은 하느님 앞에서 의로운 이들로 주님의 모든 계명과 규정에 따라 흠 없이 살았다(루카 1,6).

 

하느님의 계명과 규정을 충실하게 지키며 흠 없이 살았지만 그들에게는 하느님의 축복이 내려지지 않는 것처럼 보였을 거다. 엉망으로 사는 사람들에게도 주어지는 그 흔한 축복이 그들에게는 주어지지 않았고, 게다가 남편 즈카리야는 사제였으니 그들이 내적으로 겪었을 고통이 정말 컸을 것이다. 하느님을 믿어도 좋은 게 하나도 없다며 수군거리는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두려워하지 마라, 즈카르야야. 너의 청원이 받아들여졌다. 네 아내 엘리사벳이 너에게 아들을 낳아 줄 터이니, 그 이름을 요한이라 하여라(루카 1,13).” 천사가 즈카리야와 단둘이 있을 때 한 말이다. 그리고 임신 후에 엘리사벳은 이렇게 말했다. “내가 사람들 사이에서 겪어야 했던 치욕을 없애 주시려고 주님께서 굽어보시어 나에게 이 일을 해 주셨구나(루카 1,25).” 그 둘은 내색은 안 했지만 정말 괴로웠고 그만큼 하느님께 간청했다는 뜻이다. 요한은 ‘하느님은 은혜로우시다. 혹은 하느님은 은혜를 베푸셨다.’라는 뜻이란다. 그들의 믿음에 하느님이 응답하시고 은혜를 내려주신 것 같다. 아무런 희망이 없어 보이는 곳에서 희망을 말하고, 복잡한 세상 속에서 마치 세상 사람이 아닌 것처럼 하느님의 계명을 충실하게 지키게 하는 게 믿음이다. 우리가 열심히 믿어서 하느님이 기적을 일으켜주신 것이 아니라, 누가 뭐라고 하든 하느님의 계명을 충실하게 지키며 하느님 앞에 의롭게 살려는 이들에게 기적은 어쩌면 자연스럽고 당연한 일일지 모르겠다. 우리는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는 걸 알고 있으니까. 하느님을 모르는 이들이나 기적이 일어났다고 호들갑을 떠는 거다.

 

예수님, 춥고 어려운 시기에 주님의 계명을 다시 생각하고 충실하게 그 길을 따라갑니다. 기적 같은 일들을 그 길에서 일어나는 부수적인 현상들이라고 여깁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흔들리지 않고 끝까지 아드님 뒤를 따르게 인도하여 주소서. 아멘.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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