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나해 1월 29일 바위틈에 피는 꽃(+ 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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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9일 바위틈에 피는 꽃

 

며칠 포근하다가 다시 무섭게 추워졌다. 이런 날 봄꽃과 새싹을 상상하는 게 적절하지 않지만 이 세상에 오신 예수님이 바위틈과 축대 틈에 뿌리를 내리는 작은 식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은 자신의 권력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말 못 하는 아기들도 모두 무참히 죽이고(마태 2,16), 기존 사회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하느님의 사람이 아니면 그런 기적들을 행할 수 없음을 잘 알고(요한 3,2) 또 그것들을 직접 목격했으면서도 누명을 씌워 그를 사형시키는 곳이었다. 그런 세상 안으로 하느님은 아드님을 보내셨다.

 

헤로데 그리고 수석사제들이나 율법학자들이 나보다 더 차갑고 딱딱한 마음을 지닌 사람들이어서 그런 일들을 저질렀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내 마음 안에도 그들처럼 판단하고 행동할 수 있는 가능성들이 있음을 잘 알고 있다. 유혹 받지 않게, 그런 상황에 놓이지 않게 해달라고 늘 기도하는 이유다. 나도 그들처럼 그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거칠고 무서운 세상에서 예수님은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을 가르치시고 당신이 먼저 그렇게 사셨다. 그리고 우리 예상대로 그분은 그들의 폭력에 희생되셨다. 권력이라는 칼과 사회 안정과 유지라는 방패를 들고 덤비는 이들을 오직 하느님 말씀과 사랑만으로 맞선 결과다. 하지만 예수님은 그렇게 되실 줄 알고 계셨다. 그들의 그런 폭력도 인류를 구원하시려는 하느님의 뜻 안에 있었다. 그들은 하느님의 계획에 걸려든 것이었다.

 

지금은 춥지만 그 기세가 오래가지 못한다는 걸 안다. 한두 달 후면 시멘트 바닥과 벽 사이 틈 그 자리에서 매년 어김없이 피는 민들레를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또 놀랄 거다. 어떻게 이 모진 추위를 견뎌내고 게다가 그 작은 틈에서 싹을 내고 꽃을 피우는지 알 길이 없다. 광합성, 수분 이야기는 그 현상에 대한 우리의 설명일 뿐이다. 근본적인 ‘왜?’에 대한 대답이 아니다. 그것은 하느님만 아신다. 죄인들을 위해 아들을 내어주는 부모는 없을 테니 그 마음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러니 우리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믿을 뿐이다. 예수님이 그냥 믿기만 하라고 하셨으니 믿는다. 아무리 세상이 바뀌어도 승리는 진리를 따르려고 하고 사랑하며 자비를 베푸는 사람들의 것이다.

 

예수님, 저희 예상대로 주님은 실패하셨습니다. 하지만 주님 말씀대로 부활하셨습니다. 그게 아니라면 수많은 사람들이 주님처럼 살다 떠났지 않았을 겁니다. 자신들도 주님처럼 될 줄 알면서도 그들은 물려받은 신앙을 지켰습니다. 그 많은 사람들이 저보다 아는 게 적거나 분별력이 없어서 그랬을 리가 없습니다. 주님의 말씀은 진리이고 진리를 따라 사는 사람은 영원히 삽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제 생각과 의지를 버리고 제 십자가를 지고 아드님 뒤를 잘 따르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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