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나해 2월 8일 질서(+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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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2월 8일 질서

 

기도를 부탁한 이들 중 대부분은 아주 아픈 사람들이다. 뇌출혈, 암, 희귀병 등으로 큰 수술을 앞두었거나 고통스러운 치료과정 중에 있다. 그 중에는 이름만 아는 이도 있고 친구와 사랑하는 이도 있다. 지인이든 아니든 온 마음으로 그들을 위해 기도한다. 우리 기도는 아주 단순하다. 그들을 치료하고 회복시켜주셔서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병을 고쳐주고 마귀를 쫓아내서 회복시키는 건 예수님의 구원적인 행위였다. 예수님은 당신께 청하는 모든 이들을 회복시켜주셨다. 심지어 당신 옷자락 술에 손을 대기만 한 이들도 모두 구원해주셨다(마르 6,56). 그 당시 사람들은 신령한 사람은 치유 능력이 있고 그와 접촉하면 그 능력이 자신에게 전달된다고 믿었던 것 같다. 하혈병으로 고생하던 그 여인(마르 5,25-30)을 비롯해 예수님과 접촉한 모든 이들이 그런 미신적인 믿음만으로도 치유됐다. 하느님은 우리가 바라는 것보다 훨씬 더 우리가 회복되기를 바라신다. 죄인인 우리도 자녀의 병을 고스란히 떠맡을 준비가 되어 있는 데 하느님은 얼마나 더 그러시겠나.

 

배가 살살 아프기 시작하면 어제 뭘 먹었는지 뒤돌아본다. 추정하고 확신한다고 아픔이 사라지지 않는다. 약을 먹고 겪을 만큼 다 겪어야 회복된다. 큰 병에 걸리면 죄를 지어 하느님께 벌을 받는 거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자녀를 훈육하는 부모의 마음을 생각하면 병고가 하느님의 벌이 아님을 금방 알게 된다. 하지만 그런 시간을 통해 그 병의 원인과는 무관하게 지난 시간 자신이 어떤 마음으로 어떻게 살았는지 뒤돌아보게 된다면 그건 분명 은혜로운 시간이다. 하느님의 은총이다.

 

아픈 사람들은 예수님 옷의 술에 손이라도 대게 해달라고 청했고 과연 그들은 모두 구원을 받았다. 옷에 달린 그 술은 하느님의 계명을 떠올리게 하는 도구였다(민수 15,38-39). 하느님은 말씀으로 세상을 창조하셨다. 말씀은 혼돈을 질서로 만들었다. 가르고 분리시켜 하늘과 땅 그리고 그사이 공간이 생겨났고, 그 안에서 우리는 숨 쉬며 산다. 이제 그 말씀이 작은 우주인 내 몸 안의 혼돈을 가르고 분리해서 질서를 만들 차례다. 예수님이 그러셨듯이 하느님은 우리 모두 회복되기를 간절히 바라신다. 하느님은 아드님의 몸이 부서져서 빵과 포도주가 되게 하셨다. 우리는 그걸 먹고 마신다. 우리는 아플 때만 하느님과 접촉하려 하지만 하느님은 언제나 우리와 연결되어 있기를 바라신다. 우리는 그분의 말씀을 잘 들어야 산다.

 

예수님, 오늘도 제가 아는 병자들을 치유해주시기를 기도합니다. 그리고 이 고통스러운 시간이 주님과 조금 더 가까워지는 은혜로운 시간이 되기를 바랍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어머니의 그 큰 손으로 병자들을 위로하시고 보호하여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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