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나해 3월 13일 자비를 청하는 마음(+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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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3월 13일 자비를 청하는 마음

 

‘열심한’ 교우라는 표현보다는 충실한 교우라는 표현이 더 좋다. ‘열심한’ 교우라는 말이 문법적으로 틀렸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그의 신앙이 자기 주도적인 것 같은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은 예수님이 하느님께 순종하셨듯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따르는 사람이다. 우리는 충실한 그리스도인이어야 한다.

 

주님의 계명을 지킬 때에 더 그렇다. 내가 원해서가 아니라 하느님이 내게 바라시고 또 그렇게 하면 하느님이 기뻐하시는 줄 알기 때문에 계명을 지킨다. 그리스도인은 하느님의 기쁨이 자기 삶의 중심인 사람이다. 오늘 예수님 비유 말씀에 나온 그 바리사이는 정말 열심히 사는 사람이다. 율법을 철저히 지킬 뿐만 아니라 십일조를 꼬박꼬박 바치고 일주일에 단식을 무려 두 번씩이나 하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스스로 자신을 의롭다고 확신했다. 아마 그는 하느님이 그렇게 안 해도 괜찮다고 해도 그렇게 했을 것 같다. 그는 하느님과 무관하게 열심히 살았다. 그에게는 자신의 만족이 삶의 중심이었다.

 

반면에 그 세리는 성전에 가까이 가지 못하고 고개를 숙이고 기도했다. 자신이 죄인이라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하느님 계신 곳에 가까이 갈 수 없었고, 차마 그분을 쳐다볼 수도 없었다. 그렇기는 하지만 그는 염치 불구하고 자비를 베풀어달라고 청했다. 그도 용서받고 싶고 살고 싶었던 거다. 바리사이처럼 열심히 살고 싶은데 매번 실패하는 것도 있지만 막상 그렇게 살면 먹고사는 게 힘들 것 같았다.

 

예수님은 그 세리가 의롭게 되었다고 하셨다(루카 18,14). 열심히 산 바리사이가 아니었다. 뉘우치고 마음 아파하며 하느님이 자비를 베풀어주시지 않으면 희망이 없다고 고백했던 세리가 구원을 받았다. 자신의 만족보다는 하느님의 기쁨을 삶의 중심으로 삼고, 후회는 잠깐이고 그보다는 하느님의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것을 더 괴로워하는 사람이 의롭다고 인정을 받는다. 그렇게 괴로워하는 사람을 ‘하느님은 이틀 뒤에 살려 주시고 사흘째 되는 날에 일으키시어 그분 앞에서 살게 해주신다(호세 6,2).’ 자신의 밑바닥에서 참으로 자비로우신 하느님을 만난다.

 

하느님,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그런 자비를 경험한 적이 없어 믿기 어려우니 저에게 믿음을 더해주십시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후회하는 교만을 알아채게 그리고 자비를 청하는 겸손을 배우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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