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나해 3월 27일 세상이 나를 흔들어도(+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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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3월 27일 세상이 나를 흔들어도

 

성경은 예수님이 당신이 겪으실 수난과 죽음을 세 번 예고하셨다고 전한다. 그 내용이 구체적인 것은 후대에 그 일을 목격한 이들의 증언을 첨가해서 그렇다. 신적인 능력이 아니어도 예수님도 보는 눈과 듣는 귀가 있는데 그들이 당신을 가만두지 않을 거라는 것 정도는 충분히 예상하실 수 있었을 거다. 말을 바꾸거나 하시던 일을 멈추지 않는 한 예수님은 그런 일을 당하실 수밖에 없었다.

 

결과는 과정 안에 담겨 있다고 한다. 과정이 좋으면 결과도 좋다. 목적인 선하면 그 수단도 선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꼭 그렇지 않다는 걸 안다. 악인들의 방해와 폭력이 아니더라도 정말 많은 변수가 있는 이 세상에서는 그 원칙이 잘 지켜지지 않는다. 그래서 선한 뜻을 지녔던 사람이나 성실한 사람들이 크게 실망하고 상처 입고 분노한다. 안타깝게도 선한 의지를 포기하고 그 마음을 바꾸기도 한다.

 

죽은 지 나흘이나 지난 사람을 되살리는 건 불가능하다. 생명의 주인이신 하느님이 아니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예수님은 죽은 라자로를 되살리셨다(요한 11,44). 니코데모는 사람을 제대로 봤다. 예수님이 하느님이 아니라면 그런 일을 하실 수 없었다(요한 3,2). 그런데 최고 의회는 그것 때문에 예수님을 죽이기로 했다(요한 11,53). 이유는 성전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서였다. 이런 종류의 일은 영화만이 아니라 우리 현실 속에서도 어렵지 않게 본다. 그리고 자신도 그런 일을 당하기도 한다.

 

예수님은 그렇게 돌아가셨다. 악인들에게 무기력하게 당하고 실패하신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예수님은 다시 살아나셨다. 그들이 지키고자 했던 성전을 예루살렘이 아니라 온 세상 곳곳으로 퍼뜨리셨다. 믿는 모든 이들 안에 세우셨다. 그들이 예수님의 말씀을 듣고 믿었더라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어쩌면 복음은 더 더디 퍼져나갔을지도 모른다. 하느님의 인류구원 의지를 꺾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다시 한번, 결과는 과정 안에 담겨 있다. 세상이 우리를 흔들어도 들은 대로 믿는 대로 산다. 꼴찌가 첫째 되고 첫째가 꼴찌가 될 것이다(마태 20,16).

 

예수님, 불의하고 답답한 현실에 너무 화내지 않겠습니다. 사실 세상이 그런 건 새삼스럽지 않습니다. 일이 잘되면 기분 좋지만 그렇지 않아도 크게 실망하지 않습니다. 주님은 과정을 보시고 저희 마음을 보십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아드님을 안고 계시듯이 저희 마음을 보호해주소서. 낙담하거나 체념하지 않고 계속 선하고 의로운 일을 바라고 하느님의 뜻을 따르게 도와주소서. 아멘.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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