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나해 4월 9일 교회가 사는 방식(+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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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4월 9일 교회가 사는 방식

 

예수님이 십자가 사건이 아니라 자연사하셨다면 제자들은 그분을 여전히 스승님이라고 그리고 후대 사람들은 위대한 창설자나 교주 정도로 불렀을 것이다. 제자들은 부활하신 예수님을 주님이라고 불렀다. 주님이라는 호칭은 하느님의 또 다른 이름이고 말 그대로 우주 만물과 우리의 주인이라는 우리의 고백이다.

 

부활하신 예수님은 분명히 그전과 다른 모습이었다. 하지만 제자들은 그 낯선 분에게서 예전의 스승님 모습을 보았고 그분 목소리를 들었다. 그분은 다른 모습이지만 같은 분이셨다. 그분은 밤새 고기잡이로 지친 제자들을 위해 소박하지만 손수 아침상을 마련해서 그들을 불러 밥을 먹이셨다. 그분은 병들고 마귀 들려 고통받는 모든 이들을 고쳐주시고 엄격한 율법으로 서민들의 삶을 더 버겁게 하는 이들과 맞서셨던 스승님과 같은 분이셨다. 그래서 제자 중 누구도 그 낯선 분에게 ‘누구십니까?’라고 묻지 않았다. 그분이 주님이신 줄 모두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요한 21,12).

 

교회는 세상이라는 바다에 그물을 던지고 땅에 씨앗을 뿌린다. 제자들이 예수님을 찾아 간 것이 아니라 예수님이 그들을 부르시고 가르치셨다. 당신이 아버지 품에서 세상에 오신 것처럼 주님은 그들을 세상에 보내신다. 교회의 목적은 복음을 전하는 것이다. 세를 키우고 힘자랑하는 것은 세속 조직이나 단체가 하는 일이다. 오히려 순한 어린양이 되고 십자가를 짊어지고 때론 그 위에서 희생되기도 한다. 교회는 그렇게 하느님 나라에서 살 사람들을 끌어모으고 복음을 전한다.

 

예수님은 당신이 ‘땅에서 들어 올려지면 모든 사람이 당신께 오게 될 것이라고(요한 12,32)’ 말씀하셨다. 당신의 죽음과 부활로 온 세상 사람들이 아버지 하느님을 알고 그분께 가게 될 것을 아셨다. 죽음이 아니라 부활이, 소생이라는 깜짝쇼가 아니라 그분의 완전한 헌신과 사랑이 사람들을 하느님께로 이끈다. 예수님은 죄를 묻지 않으셨고, 기적과 치유에 대한 보답을 요구하지 않으셨다. 단지 당신을 믿기만을 바라셨다. 하느님이 어떤 분이신지 알고 그분께 돌아오고 그분의 말씀을 따르기를 바라셨다. 이것이 교회가 주님이신 예수님을 따라 하는 일이다.

 

주님, 저는 수도원에서 태어나지 않았습니다. 제 안에는 세속적인 생활방식과 죄의 상처가 깊이 새겨져 있어 주님 말씀보다는 세속을 따르는 게 훨씬 더 쉽습니다. 수도원에서 산 시간이 더 긴데도 당장 오늘이라도 세상으로 돌아가 살 수 있습니다. 제 안에는 유리한 것과 불리한 것을 따지고, 이익과 손해를 계산하고, 준 만큼 되돌려 받기를 바라는 마음이 주님의 말씀과 함께 있습니다. 늘 두 목소리를 함께 듣습니다. 기도할 때는 주님 말씀을 먼저 듣지만 실천할 때는 세상 방식이 먼저 튀어나옵니다. 온 힘과 온 마음을 다해 이를 거슬러 주님의 방식대로 복음을 전하겠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우연히 만난 마음씨 좋은 동네 아저씨처럼 아드님을 전하게 도와주소서. 아멘.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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