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나해 4월 10일 반가운 꾸지람(+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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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4월 10일 반가운 꾸지람

 

오늘 복음에는 제자들이 부활하신 주님을 뵌 이들의 증언을 ‘믿지 않았다(마르 16,11.13)’는 말이 두 번 연거푸 나온다. 전례와 성경 말씀은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오늘 여기에 사는 우리들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은 믿지 않았던 제자들이 아니라 믿지 못하는 우리들 이야기다.

 

코로나 감염이 더 확산하는 추세고 백신 접종속도는 바람만큼 빠르지 않고 말도 많다. 거기에 교회는 집단감염의 대명사가 되어버렸다. 대부분 조심스럽게 예배하지만, 일부 개신교회와 단체들의 부주의한 행동 때문에 집단 감염이 멈추지 않는 것 같다. 주님이 다시 나타나신다면 주님도 마스크를 쓰고 설교하실 거다. 당신께는 필요 없지만, 우리의 고통을 나누시기 위해서 그러실 거다. 언론의 보도방식도 그렇지만 그보다는 조심하지 않아 아무 탓 없는 이웃들에게 피해를 주었다는 것이 제일 큰 문제다. 이웃을 제 몸처럼 사랑해야 할 이들이 이웃을 제 몸처럼 아프게 만들었다.

 

교우들과 함께 하느님 찬미하고 대화한 지 거의 1년이 다 되어 간다. 방송으로 한다지만 직접 만나 어울려 함께 기도하고 나누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다. 내색은 안 하지만 지인을 만나는 것도 불편하다. 생계의 위협을 받는 이들의 고통에 비하면 이런 것은 불평이라고도 말할 수 없다. 인류의 역사는 코로나 이전과 그 이후로 나뉠 것이라고까지 말하면서 우리는 그 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고 말한다. 도대체 이 모든 것은 우리에게 무엇을 전하고 있는 것일까?

 

교회가 집단감염의 원인인 것처럼 보도되는 것이 속상하지만 없는 이야기를 지어낸 것은 아니니 겸손하게 받아들인다. 믿음이 아니라 모임과 부주의함이 문제다. 이제 대규모 모임과 행사로 복음을 전하는 시대는 끝난 것 같다. 좋은 이야기와 강의는 인터넷 공간에 넘쳐나서 언제 어디서든 접속해서 듣고 볼 수 있다. 그렇다고 세상이 복음화된 것은 아니다. 그러면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나? 나의 처지가 마리아 막달레나와 그 두 제자의 증언을 들은 다른 제자들 모습 같다. 그들은 믿지 않았지만, 예수님은 마침내 그들에게도 나타나 그들의 불신과 완고한 마음을 꾸짖으셨다(마르 16,14). 그리고 말씀하셨다 “너희는 온 세상에 가서 모든 피조물에게 복음을 선포하여라(마르 16,15).” 전염병이 돌든, 전쟁이 나든 복음은 선포되어야 한다. 그리스도의 복음은 그분의 죽음이 아니라 죽음도 누르지 못하는 하느님의 사랑, 영원한 생명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주님, 의인의 꾸지람은 머리에 바르는 기름이라고 했던(시편 141,5) 그 시편 저자의 노래처럼 믿지 못하는 저를 꾸짖는 주님의 목소리에 제 영혼은 깨어납니다. 지금은 멈춘 게 아니라 변하는 중입니다. 주님은 영원히 같은 분이시지만 주님의 복음은 늘 새롭게 선포되어야 합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저희를 위하여 빌어주소서. 아멘.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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