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나해 4월 22일 하느님의 방식(+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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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4월 22일 하느님의 방식

 

하느님의 훈육방식은 참 다르다. 우리는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꾸지람과 야단을 맞거나 벌을 받고 새로운 다짐을 약속해야 그 재판을 끝낸다. 그런데 예수님이 죄인을 대하는 방식은 아주 달랐다. 그분은 죄를 묻지 않으셨다. 벌과 심판 대신에 그 죄로 인해 고통받는 그를 안쓰러워하셨고 적발된 죄 때문에 죽을 위험에 놓인 이를 구해주셨다.

 

들것에 실려 지붕에서 당신 앞으로 내려진 그 중풍 병자에게 예수님은 아무것도 묻지 않으시고 “얘야, 너는 죄를 용서받았다(마르 2,5).”라고 말씀하셨다. 간음 현장에서 붙잡혀 온 그 여인을 죽음의 형벌에서 구해주시며 “나도 너를 단죄하지 않는다. 가거라. 그리고 이제부터 다시는 죄짓지 마라(요한 8,11).”하시며 그를 조용히 돌려보내셨다.

 

이기는 법만 배웠지 지는 법은 배운 적이 없다. 죄를 고발하고 벌주는 법은 많이 배워 아주 잘한다. 나와 무관한 이에게도 그렇게 하려고 할 정도다. 하지만 용서하는 법은 거의 못 배워 아주 서툴고 참 어색하다. 예수님은 무조건 다 용서하셨다. 그 이후 모든 이들을 그렇게 용서하시기 위해서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셨다고 들었다. 그런데 배운 적이 없으니 그분을 따라 하는 것이 서툴 뿐만 아니라 그렇게 하면 훈육은커녕 위험할 것 같다. 버릇만 더 나빠질 것 같다.

 

하느님의 본성은 사랑과 자비라서 그분 안에 벌은 없다. 이런 하느님을 믿지 않는 것 그 자체로 그들은 이미 심판을 받는다(요한 3,18). 그들이 의지하는 율법에는 죄의 고발 그리고 심판과 벌만 있다. 사랑받은 사람이 사랑할 수 있다고 한다. 그런데 이웃을 사랑하는 만큼 하느님이 자신을 어떻게 사랑하시는지 알게 된다. 자비를 베푼 만큼 자신이 하느님께 어떤 자비를 입었는지 알게 된다. 있는 힘을 다해 용서하며 자신이 어떻게 용서받은 건지 알게 된다. 그가 자신의 잘못을 알지 못해도 그것을 눈감아 주고 그가 저질러 놓은 일들을 말없이 처리하면서 고해소에서 ‘이밖에 알아내지 못한 죄도 모두 용서하여 주십시오.’라고 말해도 된다는 걸 알게 된다. 하느님을 알게 된다. 그런데 예수님을 믿지 않으면 사랑, 자비, 용서는 그냥 어렵거나 불가능한 일일 뿐이다.

 

예수님, 예수님을 따르는 건 내적인 일입니다. 결단이고 실천입니다. 주님을 믿지 않으면 너무 힘들어 거의 불가능한 일입니다. 저에게 믿음을 더해주시어 하느님이 저를 얼마나 사랑하시고 제게 베푸신 자비가 얼마나 큰지 깨닫게 해주소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아드님에 대해 더 많이 가르쳐주소서. 아멘.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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