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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나해 5월 9일(부활 제6주일) 이유 없는 사랑(+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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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5월 9일(부활 제6주일) 이유 없는 사랑

 

그의 행동을 보고 그의 말을 믿는다. 그가 나에게 잘해주면 나를 사랑한다는 말은 믿을 만하다. “아버지께서 나를 사랑하신 것처럼 나도 너희를 사랑하였다. 너희는 내 사랑 안에 머물러라(요한 15,9).” 예수님이 제자들에게 해주신 것이 곧 당신이 아버지 하느님께 받는 사랑이었다는 뜻이다. 십자가의 죽음을 받아들이셨으니 아버지 하느님은 아들 예수님을 죽도록 사랑하셨다.

 

그런데 예수님은 하느님의 그 사랑을 어떻게 아셨을까? 복음서에서 예수님이 그것을 알게 되신 때나 그 방식을 찾기 어렵다.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을 때와 거룩하게 변모하셨을 때처럼 기도 중에 당신이 아버지 마음에 들고 사랑하는 아들이라는 말씀을 들으셨을까, 늘 그런 사랑의 감동 속에서 지내셨을까, 아니면 당신이 청하는 모든 것을 다 들어주시기 때문에(요한 11,41) 그 사랑을 확신하셨을까, 그 확신이 얼마나 크면 불의한 죽음까지 받아들이셨을까? 참 궁금하다.

 

어떻게 그러셨는지 알 길은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예수님도 아버지의 사랑을 믿으셨다는 것이다. 당신도 믿으셨으니 우리도 믿으라고 하셨다. 참된 사랑은 보답을 기대하지 않고 보람도 바라지 않는다. 그리고 이유도 없다. 제자들은 보답은커녕 위로와 도움이 절실한 바로 그 시간에 스승을 배신하고 모두 도망쳐버렸다. 수년 간 함께 다니며 가르치고 발을 씻어주기까지 끝까지 사랑하신 것(요한 13,1)에 보답과 보람은 하나도 없었다. 예수님은 그들이 그럴 줄 아셨으면서도 끝까지 사랑하셨다. 그게 하느님의 사랑이다.

 

주고받고, 받아야 주고, 받은 만큼만 주는 우리는 하느님을 알지 못한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알지 못한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이다(1요한 4,8). 좋아해서, 나에게 잘해주니까 그리고 보답과 보람을 기대하며 사랑하는 것은 누구나 다 한다. 예수님의 사랑에는 그런 것들이 없어 보인다. 그분은 그렇게 사랑해서 차고 넘치게 기쁘셨다(요한 15,11). 죽음도 빼앗지 못한 기쁨이다(요한 16,22). 기쁘기 위해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해서 기쁘다. 보답과 보람이 없을수록 하느님께 받을 상이 더 커진다고(루카 6,35) 믿는다.

 

예수님, 세례가 아니라 사랑이 구원의 보증서입니다. 사랑하는 이들은 모두 하느님의 자녀라고 믿습니다. 보답과 보람 없이도 선하고 의로운 일을 계속하게 된다면 저는 주님과 어깨동무할 수 있는 친구가 될 겁니다. 박해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원수까지 사랑하게 되면 주님이 어떻게 아버지의 사랑을 아셨는지 알게 될 것 같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아드님의 계명을 지킨 것만으로 만족하고 기쁘게 도와주소서. 아멘.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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