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나해 6월 1일(성 유스티노 순교자) 하느님의 것(+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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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6월 1일(성 유스티노 순교자) 하느님의 것

 

“황제의 것은 황제에게 돌려주고, 하느님의 것은 하느님께 돌려 드려라(마르 12,17).” 이 말씀은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말씀처럼 세상에서도 자주 인용되는 예수님의 대답이다. 그런데 이 답은 그들이 제시한 보기 중에는 없었다. 그들이 합당한 길로 제시한 보기는 두 가지였다. 1번, 황제에게 세금을 낸다. 2번, 내지 않는다. 예수님 답은 3번이었다.

 

예수님이 그들에게 하신 진짜 답은 “너희는 어찌하여 나를 시험하느냐?”였다. 그들이 위선적이기 때문이었다(마르 12,15). 그들은 정말 하느님의 길, 합당한 길을 알고자 했던 것이 아니라 예수님에게 올가미를 씌우려고 그런 질문을 했다. 그렇게 물을 것이 아니라 왜 성전에서 그렇게 난폭하게 행동하셨는지, 몰려드는 순례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려면 어떻게 하면 좋겠는지, 그리고 강대국 로마의 지배를 받고 있는데 그렇게 행동하면 우리 민족이 더 위험해지지 않겠느냐고 따져 묻는 게 그들의 진솔한 태도였을 것 같다. 그랬더라면 오늘날 무엇이 하느님의 것인지, 어떻게 하는 게 새 복음화인지, 21세기 복잡한 세상 구조 안에서 어떻게 살아야 참 그리스도인인지 더 잘 알았을 텐데 아쉽다.

 

예수님을 없애려고 했던 그들의 마음을 이해한다. 그분의 가르침은 정말 특별하고 어떤 새로운 권위가 있음은 인정하겠는데 급진적이어서 부담스러웠을 거다. 사실 제자들도 예수님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그분의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하지 않기 때문이다(요한 18,36). 복음은 땅이 아니라 하늘나라 소식이다. 예수님도 당신을 이해하지 못하는 제자들을 크게 나무라지 않으셨다. 당신이 부활하셔야, 성령께서 오셔서 가르쳐주셔야 비로소 그 모든 것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제대로 주님 뒤를 따를 수 있었다.

 

복음은 하늘의 것이지만 땅에 선포되었다. 우리는 세상을 대충 살다가 하늘로 쓱 올라가지 않는다. 하늘이 부를 때까지 땅에서 영원히 살 것처럼 충실하게 산다. 성당이 아니라 사회에서 산다. 성당은 기도하는 곳이고 사회는 생활하는 곳이다. 세상은 참 복잡하다. 그 가운데 우리는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 선택이 진보적일 때가 있고 보수적일 때가 있다. 성공하고 이익이 될 때가 있고 실패하고 손해를 볼 때가 있다. 그런데 그건 세상의 평가다. 우리는 하느님의 것을 선택한다. 그런 줄 알면서 세상이 제시한 보기 중에서 답을 찾으려고 하니 어렵다. 새로운 눈, 새로운 마음이 필요하고 복음의 진리를 의심하지 말아야 한다.

 

예수님, 세상을 다시 잘 보고 그 안에서 말씀하시는 주님의 목소리를 잘 듣게 도와주십시오. 1번일까, 2번일까 고민하지 말고 주님이 기뻐하실 일을 하겠다고 결심하게 은총을 베풀어주소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주님 목소리를 가려내게 도와주소서. 아멘.

 

성경 ⓒ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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