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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나해 7월 11일(연중 15주일) 하느님과 친하게 지내기(+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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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7월 11일(연중 15주일) 하느님과 친하게 지내기

90이 넘은 한 노인이 코로나로 위급한 상황이 돼서 병원에서 산소 호흡기를 달고 만 하루를 지냈다. 다행히도 상태가 호전돼서 의료진과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됐다. 담당 의사가 지난 하루 사용한 산소 호흡기 비용이 약 500여만 원이라고 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의사는 할아버지를 위로하며 그 비용 때문에 너무 괴로워하지 말라고 했다. 그러자 할아버지는 그 비용 때문에 그러는 게 아니라고 했다. 그는 비용을 다 지불할 수 있었다. 고작 하루 24시간 들이마신 산소 값이 500만 원이나 된다는 사실 때문이었다. 지난 90년 동안 매일 산소를 마셨지만, 하느님께 한 푼도 내지 않았으니, 하느님께 도대체 얼마를 빚진 것인가? 할아버지가 울먹이며 하는 이 말을 듣고 그 의사도 눈물을 흘렸다.

어느 지인이 보내 준 글 내용이다. 나도 그 의사처럼 그 할아버지의 고백에 왈칵 눈물이 나왔다. 할아버지가 치료비 때문에 그러는 줄 알았지 할아버지와 같은 생각은 전혀 하지 못했다. 이 이야기가 실화인지 꾸며낸 이야기인지 알 수 없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건 그 글을 읽고 내가 회심하게 됐다는 거다. 눈물이 왈칵한 것은 그동안 하느님께 감사하지 않아서 혹은 정말 감사해서라기보다는 그 할아버지와 하느님의 관계, 두 분 사이의 친밀감 때문이었다. 아흔 살이 돼서야 비로소 그렇게 친해진 게 아니라 90년 동안 그렇게 친하게 지냈을 것이다. 하느님은 그에게 친구나 부인보다도 더 가까워서 모든 것을 다 터 넣고 말할 수 있는 분이셨을 거다. 그에게 하느님은 아주 자연스러운 분이셨을 것 같다.

그 할아버지는 단 한마디 말로 그 의사를 그리고 나를 울렸다. 그것은 그가 지닌 하느님과의 친밀감이 한 일이었다. 예수님은 회개하라고 선포하셨다. 마음을 바꾸는 건 정말 어렵다. 용서해야 하는 줄 잘 알고 또 그렇게 하고 싶은 데도 잘 안 된다. 누군가 내 안에 들어와서 앱을 새로 깔듯이 새 마음을 갈아 넣어 주었으면 좋겠다. 예수님은 제자들을 초대하며 부르셨고, 사람들을 강제하지 않으셨다. 그들에게 좋은 일을 해주시며 하늘나라가 이 세상으로 내려왔음을 보여주셨다. 그걸 보고 사람들은 마음을 바꾸기 시작했다.

교회는 예수님부터 시작해서 사도들을 통해 이어오는 그 일을 오늘도 계속하고 있다. 하늘나라가 가까이에 있고 이미 여기에 와 있으니 마음을 바꾸라고 호소한다. 복음을 선포한다면 그 방식도 복음적이어야 한다. 살아계신 하느님을 전하려면 하느님과 친해야 한다. 없는 걸 내 줄 수는 없다. 내가 하느님과 친하지 않다면 내가 선포하는 하느님 말씀에는 생명력이 없을 거다. 그런 설교와 선교가 사람 마음을 움직일 리 없다. 그것은 아픈 이를 낫게 하거나 더러운 영을 내쫓을 수 없다.

예수님, 제자들을 파견하실 때 지팡이 외에는 아무것도 지니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오직 주님만 의지하라는 뜻이었습니다. 제가 이렇게 살아 있듯이 주님도 저와 우리 안에서 사십니다. 세상이 아무리 변하고 복잡해졌어도 주님의 현존과 사랑은 바뀌지 않고 아주 단순합니다. 주님과 저 사이도 그렇게 단순하고 단단해지기를 원합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아드님과 더 친해지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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