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나해 10월 22일 선한 영향력(+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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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10월 22일 선한 영향력

TV에서 남해 행복베이커리 사장님 이야기를 봤다. 그분은 등굣길 아이들에게 빵과 요구르트를 무료로 준다. 세상에 하도 흉흉한 일들이 많아서 그런지 아이들이 의심하고 불편해하니까 빵을 그냥 진열대 앞에 두어 아이들이 학교 가는 길에 하나둘씩 집어가게 했다. 아이들이 빵을 집어가는 게 그렇고 좋고 행복하단다. 가게는 월세고, 코로나가 심할 때는 수입이 줄어 지인에 돈을 빌려 아이들의 빵을 만들었단다. 그분은 그 프로에 입고 나올 변변한 옷 한 벌 없을 정도로 자신 앞으로는 아무 것도 남겨 놓지 않은 것 같았다. 그분의 삶은 감동을 넘어 거룩했다. 예수님이 빵집을 하셨다면 그러셨을 것 같다.

그의 청빈은 여러 아이들을 배부르게 한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그를 보는 어른들의 허기진 마음을 가득 채워준다. 예수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수도자들이 그렇게 사는 건데... 그분은 나를 부끄럽게 그리고 부러워하게 만들었다. 두 MC는 그렇게 살면 사장님은 어떻게 먹고 살며 노후도 생각해야 하지 않느냐고 자꾸 물었다. 그 사장님은 그냥 웃기만 하고 멋진 대답도 하지 않았다. 왠지 서로 다른 세상에 살고 다른 것을 보고 있는 것 같았다.

그 사장님의 기쁨이 어떤 것인지 나는 잘 안다. 그분의 기쁨은 그를 보는 이들에게 깊은 감동과 함께 신비감을 준다. 다시 그 기쁨을 갖고 싶다. 기회가 주어지고 여유가 된다면 모든 사람이 그런 일을 하고 싶을 거다. 사람은 이기적이면서도 선행을 바란다. 하느님을 닮아서 그럴 거다. 예수님이 보여주셨듯이 하느님은 다 내어주는 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사는 동안 여건이 좋든 나쁘든 여유가 있든 없든 좋은 일을 많이 해야 한다. 처음이 어색하고 어렵지 선행에는 중독성이 있어 한번 시작하면 계속하고 또 조금 더 하고 싶고, 안 하면 건강한 죄책감을 느낀다. 하느님처럼 되고 싶은 바람인 것 같다. 바오로 사도는 자신의 죄스러움을 고백하면서도 마음은 선한 것을 바란다고 했다. “나의 내적 인간은 하느님의 법을 두고 기뻐합니다(로마 7, 22).” 선을 바라면서도 엉뚱하게 악을 행하는 자신이 비참하다고 한 바오로 사도의 고백이 얼마나 위로가 되는지 모른다. 내 육체에 새겨진 악의 법칙을 나는 어떻게 할 수가 없다. 그걸 지울 수 없거니와 거스르기도 어렵다. 그래서 그냥 내버려 둔다. 내가 아닌 것처럼 대한다. 그 대신 그 행복한 빵집 가게 아저씨 같은 분들의 선한 영향력을 나의 선한 마음을 이끌어내는 마중물처럼 받아들인다. 시간이 그렇게 많이 남아있지 않다. 재판관 앞에 서기 전에 가는 길에 얼른 화해해야 한다(루카 12, 58). 하느님과 화해해야 한다.

예수님, 좋은 감동에 감사하지만 그 감동을 따라 살지 않습니다. 그것은 유혹일 겁니다. 제겐 제 몫이 있기 때문입니다. 어쩔 수 없는 저의 죄스러움이 아니라 자꾸 더 꺼내 쓰고 싶은 선한 마음에 주의를 기울입니다. 주님이 명령하신 대로 사랑하고 행복하겠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세상 곳곳에서 선한 일을 하는 이들의 어머니가 되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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