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나해 11월 1일(모든 성인 대축일) 행복한 사람들(+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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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해 11월 1일(모든 성인 대축일) 행복한 사람들

모든 성인 대축일은 하늘나라의 모든 성인, 특히 전례력에 축일이 별도로 지정되지 않은 성인들을 더 많이 기념하는 날이다. 이 땅에 살았던 모든 사람에 비하면 극히 적지만 하느님을 찾고 예수님을 사랑하고 따랐던 사람들이 있었다. 예수님이 그러셨던 것처럼 그들은 행복했다.

예수님은 어느 날 산에서 거기 모인 사람들에게 행복하라고 분부하셨다(마태 5, 1-12). 예수님 말씀이 아니어도 우리는 행복하길 바란다. 예수님의 행복선언은 세상의 가르침과 많이 다르고 어떤 것은 정반대다. 예수님은 행복하셨다. 사람들에게 말씀하신 그대로 사셨기 때문이다. 행복하지 않으셨다면 그런 행복선언은 궤변이고 거짓말이다. 그분은 가정을 꾸미지 않았고 재산도 없었다. 게다가 좋은 일만 했는데도 사형수로 비참하게 돌아가셨다. 세상은 그런 분을 두고 바보라고 하거나 십자가의 길에서 만난 그 예루살렘 여인들처럼 슬퍼할 거다. 그러나 정작 당신은 행복하셨다. 당신이 하느님의 아들이어서도, 죽더라도 다시 살아날 거라고 믿어서도 아니었다. 당신이 하느님 편에서 걸었고 하느님 말씀대로 사셨기 때문이다.

행복의 정서는 기쁨과 만족이다. 행복하면 기쁘지만 기뻐야 행복한 것은 아니다. 행복하면 꽉 채워졌다고 느끼지만, 그 허기는 내적인 것이라서 재물과 정서적인 만족으로는 사라지지 않는다. 전염병이 무서우면서도 가면을 쓰고 이태원 거리에 쏟아져 나온 이들이 채워지지 않는 우리의 내적인 허기를 보여주는 것 같다. 겉은 내 노력으로 채울 수 있지만 속은 누군가 채워줘야 한다. 먹고 마셔도, 창고를 채우고 높이 올라가도, 사람들의 칭찬을 받아도 속은 채워지지 않는다. 잠시 채워지는 느낌뿐이고 그 느낌은 정말 금방 사라지고 다시 공허한 자신의 내면과 마주하게 된다. 어쩌면 채워졌던 그 느낌 때문에 더 허전하고 허기질지 모른다.

신앙은 착하고 올바르게 사는 것 이상이고 선행과 봉사 그리고 희생의 이유다. 그것은 내면에서 예수님을 만나고 그분과 친해지고 하나가 되는 것이다. 지금 우리처럼은 아니지만, 그분은 살아계신다. 독백이고 상상이지만 내면에서 그분과 대화하면서 우리는 그분과 인격적 관계를 맺는다. 들을 수 없고 잘 이해하지 못하는 주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름으로써 그분과 친해지고, 사랑한다. 그러면 삼위일체 하느님이 그 안에서 사신다(요한 14, 23). 성인들도 지금 우리처럼 하느님을 보지 못하고 느끼지 못했겠지만, 예수님 말씀을 믿고 그대로 실천해서 하느님과 함께 하느님 안에서 살고 하느님이 그 안에서 사셨다. 여기서 많이 잃었지만 이미 여기서부터 다 가졌다. 그래서 고통도 그들에게는 달콤했을 거다.

예수님, 벌써 11월입니다. 속을 더 든든하게 채워야 하는 줄 알겠습니다. 여기서 바라고 이루고 싶은 것이 여전히 많지만, 그것들보다 먼저 그리고 그 모든 것 위에 주님의 뜻이 제 안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 잃어버리고 실패하는 게 아직 두렵지만, 그 또한 주님처럼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는 과정이라고 여기게 해주십시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더 행복해지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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