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다해 11월 28일(대림 제1주일) 사랑의 불(+MP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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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해 11월 28일(대림 제1주일) 사랑의 불

모든 사람은 하느님과 얼굴을 맞대고 만나기로 약속되어 있다. 믿든 안 믿든 겨울이 가면 봄이 오는 것처럼 이는 철회되지 않는 약속이다. 하느님은 없다고 주장하며 제멋대로 못 되게 산 사람들은 어쩌면 그들이 믿었던 대로 하느님을 만나지 못하는 건지 모르겠다. 그래서 그들은 영원히 불행하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이다.

교회는 기다림과 준비로 한 해를 시작한다. 이스라엘이 구세주 메시아를 기다렸다면 우리는 다시 그리고 마지막으로 오실 주님을 기다리며 그분을 만날 준비를 한다. 인류역사의 종말이 언제일지는 몰라도 내 역사의 끝은 그리 멀지 않다. 성경은 사람과 하느님의 만남을 혼인잔치에 비유한다. 예수님 시대는 신부가 신랑이 오기를 기다렸던 것 같은데 오늘날 예식장에서는 신랑이 신부를 맞이한다. 구약성경에도 신랑이 신부를 반기듯 하느님이 우리를 반기신다고 했다. “씩씩한 젊은이가 깨끗한 처녀를 아내로 맞이하듯 너를 지으신 이가 너를 아내로 맞으신다. 신랑이 신부를 반기듯 너의 하느님께서 너를 반기신다(이사 62,5).” 자매들은 신부를 맞는 신랑의 마음을 알 수 없을 거다. 하느님은 이 마음보다 더 반갑게 그리고 더 뜨겁게 우리를 맞으신다.

교리적으로는 기다리고 준비하는 마음이 신랑이 신부를 맞이하는 것처럼 설레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반갑지 않고 설레는 마음은 더욱 없다. 그것은 아마도 구원보다는 심판이 먼저 떠오르기 때문일 거다. 하느님의 자녀도 그 법정을 피해가지 못한다. 그런데 재판대상은 죄가 아니라 사랑이다. 바오로 사도는 테살로니카 교우들을 위해 이렇게 기원했다. “형제 여러분, 여러분이 서로 지니고 있는 사랑과 다른 모든 사람을 향한 사랑도, 여러분에 대한 우리의 사랑처럼 주님께서 더욱 자라게 하시고 충만하게 하시며, 여러분의 마음에 힘을 북돋아 주시어, 우리 주 예수님께서 당신의 모든 성도들과 함께 재림하실 때, 여러분이 하느님 우리 아버지 앞에서 흠 없이 거룩한 사람으로 나설 수 있게 되기를 빕니다(1테살 3,12-13).” 아마 그때 하느님 오른쪽에 앉아 계신 분이 나에게 물으실 거다. ‘너는 이웃을 얼마나 사랑했니? 나에게 무엇을 얼마나 해줬니?’ 이 질문을 받았을 때 당황하거나 부끄럽지 않기를 바란다. 왜 그런 짓을 저질렀느냐고 물으실 거라고 예상했는데 얼마나 사랑했냐고 물으시니 당황하고, 나를 위해 목숨을 내놓으신 주님 앞에 아무것도 내놓을 것이 없어 부끄럽지 않기를 바란다. 죄는 용서받아 없어지지만 사랑은 여기서 내가 하지 않으면 그 자리에 내놓을 게 아무것도 없다.

예수님은 당신이 하신 것처럼 우리도 서로 사랑하라고 하셨다. 그러니 우리 지상과제는 무죄함이 아니라 사랑이다. 예수님처럼 사랑해서 완전한 하느님의 자녀가 되도록 노력한다. 밥 먹듯 죄를 짓지만 예수님의 희생으로 앞으로 먹을 밥만큼의 죄까지도 다 용서받는다. 죄는 저절로 되지만 사랑은 노력해야 한다. 사람은 본성적으로 본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이라는 주장을 이제는 감히 반대하고 싶다. 사람은 세 분이 하나가 되기까지 완전히 사랑하시는 하느님, 사랑 자체이신 하느님을 닮아서 사랑할 줄 알고 사랑하고 싶기 때문이다. 본래 이기적이지 않고 이타적인 행동이 자연스러웠는데 죄가 우리 안으로 들어오고 전해지고 퍼지는 바람에 그렇게 됐다. 내 안에는 이타성이 있어서 내어주고 싶고 사랑하고 싶은 욕구가 있음을 그만 까맣게 잊어버린 거다. 조용한 시간이 되면 그에게 더 잘 해주지 못하고 참아주지 못한 것을 후회하는 것이 그 증거가 될 수 있다.

예수님, 이타성과 사랑하고 싶은 거룩한 욕망의 작은 불꽃이 제 안에 있음을 봅니다. 이것이 주님이 저희들 안에서 불타오르기 애타게 바라셨던 바로 그 불(루카 12,49)이라고 생각합니다. 주님을 다시 뵙는 날에 두 다리가 휘청거리지 않고 반듯하게 잘 서있게 늘 깨어 있겠습니다. 그 불이 더 커지게 하겠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어머니의 붉은 옷처럼 저의 마음도 그렇게 뜨거워지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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