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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개인과 공동체(6월 25일 민족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이종훈

개인과 공동체(6월 25일 민족화해와 일치를 위한 기도의 날)

 

하느님은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서 우리 안으로 들어오셨습니다그러면 무엇이 구원받은 모습일까요분열되지 않은 상태가 가장 쉽게 설명할 수 있는 구원받은 우리의 모습일 겁니다개인적인 차원으로는 자신이 지닌 선한 지향대로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모습이고공동체적으로는 구성원 모두가 일치돼서 마치 한 사람처럼 움직이는 모습이겠습니다그러나 이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 줄 우리는 잘 압니다단순하지 못하고 분열되어 있는 사람들이 모여 이룬 공동체가 하나가 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해 보입니다교회와 다른 종교는 물론이고 다른 사회단체에서도 매일 좋은 말들을 세상에 선포하는 것은 분열된 세상을 조화를 이루고 평화롭게 만들려는 노력하기 때문이겠습니다.

 

사람들은 분열되어 있어 단순하지 못해서 그런지 자신이 선하게 살려고 하면서도 이웃을 비방하고 비난하는데 매우 익숙합니다마치 자신이 심판자로도 된 듯이 이웃과 세상을 아주 쉽게 판단하고 단죄하는 말을 쏟아냅니다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도 그런 유혹에 시달리고 또 그것에 걸려 넘어지기도 합니다바오로 사도는 에페소의 형제들에게 여러분의 입에서는 어떠한 나쁜 말도 나와서는 안 됩니다필요할 때에 다른 이의 성장에 좋은 말을 하여그 말이 듣는 이들에게 은총을 가져다줄 수 있도록 하십시오(에페 4,29).”라고 당부했습니다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다 똑같았나 봅니다일치된 공동체좋은 공동체 안에서 산다는 것은 상상만으로도 편하고 행복한 느낌을 갖게 합니다그것을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첫 번째 일은 비방비난을 멈추는 것입니다그들이 실수하고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당연합니다자신도 그렇습니다선행과 봉사의 첫 번째 수혜자가 자기 자신이듯이비난과 비방의 첫 번째 피해자도 자기 자신입니다그런 말을 쏟아낸 후에 자신의 마음이 어두워지고 몸도 불편해졌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으로 너무나 잘 압니다.

 

구원은 개인적인 사건이지만그 구원은 공동체 안에서 일어납니다예수님도 서로 사랑하라고 하셨습니다하느님을 사랑함이 가장 큰 첫째 계명이고 둘째는 이웃을 자신을 사랑하듯 사랑함이라고 말씀하셨지만사실 이 두 계명은 서로 분리하여 실천할 수 없습니다그래서 이 두 계명은 서로 사랑하라는 한 계명으로 만드신 것 같습니다예수님은 세상에서 서로 사랑하는 것이 어떻게 하는 것인지 보여주셨고그것이 곧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의 삶임을 보여주셨습니다만일 그런 것이 아니었다면 굳이 권력자들에게 밉게 보여 십자가의 수난과 죽음까지 감수하며 이웃사랑을 실천하지 않으셨을 것입니다이웃사랑이 곧 하느님 사랑이고 그것이 곧 우리의 구원이겠습니다.

 

하나 됨은 구원의 증거입니다한반도는 지구상의 남아있는 유일한 분단 민족이 서로 대립하여 서로 적대감을 갖고 사는 곳입니다게다가 남한 내에서도 보수와 진보 사이의 대립이 더 심해지고 격해지는 것 같습니다이는 비구원의 명백한 증거입니다남북화해와 통일을 바라면서도 서로를 비방하는데 익숙합니다화해하기 위해서 제일 먼저해야할 일은 대화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데도 여러 가지 이유를 대며 대화하지 않습니다거기에는 우리의 통일을 바라지 않는 외세의 입김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그들이 바라는 한반도의 평화는 통일이 아니라 분단 상태를 계속 유지하는 것 같습니다심지어 남북한의 기득권 세력들도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안보 논리를 내세워 그들의 비인격적이고 탐욕적인 주장과 행동을 정당화하는 것 같습니다힘을 가진 거대한 세력을 보면 우리민족의 화해통일구원은 불가능해보입니다하지만우리가 이렇게 비구원의 상태이기 때문에 하느님은 우리를 구원하시려고 일하고 계실 것입니다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습니다(루카 1,37). 아들마저 아낌없이 내어주시는 하느님의 깊은 사랑과 연민을 믿어야 합니다남북이 대화하고 자유롭게 왕래하며 하나의 나라를 만드는 것이 우리 눈에는 불가능해보이고이를 방해하는 이들의 위협이 두렵지만하느님은 우리가 하나가 되기를 원하심을 믿습니다그리고 그분은 이미 그 일을 하고 계십니다그것이 어떻게 이루어질 것인지 우리는 모르지만 그분은 꼭 이루어주실 겁니다우리는 하느님을 믿는 그분의 자녀로서 입에서 비방과 비난을 멈추고마음에서도 그것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말며용기 내어 이웃을 용서하고 그의 좋은 점을 찾고 말해주어야 하겠습니다개인의 구원은 공동체 안에서 일어나고 좋은 공동체는 개인의 회개로 만들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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