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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평화를 주소서(연중 23주일, 9월 10일)

이종훈

평화를 주소서(연중 23주일, 9월 10일)

 

요즘 우리는 전쟁에 대한 위협으로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습니다. 전쟁이 그렇게 쉽게 일어나겠냐고 말하면서도 마음 속 한편에서는 만약 그렇게 되면 어떻게 하나 하는 걱정을 떨쳐 버릴 수가 없습니다. 모든 국민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일인데도 몇 명의 권력가들이 그것을 결정하는 구조 안에서 살고 있습니다. 거의 모든 국민들은 전쟁을 원하지 않을 겁니다. 전쟁의 가능성을 말하는 사람들은 정작 다치지 않고 군인과 대다수 무방비한 민간인들이 죽거나 다칩니다. 결정은 그들이 하지만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의 몫입니다. 그래서 전쟁은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됩니다.

 

최고의 전술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기장 좋고 간단한 방법은 대화입니다. 서로의 입장과 이해를 조정하는 것이겠죠. 물론 이런 주장이 말처럼 그렇게 간단하지 않음은 다 압니다. 개인 사이의 분쟁을 해결하는 방식을 그대로 국가 간의 갈등을 해소하는 데에 적용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싸우지 않고 문제가 해결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그리고 승리하기를 바랍니다. 우리의 승리는 북한의 패배도, 흡수통일도, 사회주의 통일도 아니고 평화입니다. 상생하고 공존하는 평화입니다. 

 

평화의 길은 멀고 험난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 길을 별로 좋아하지 않고 힘으로 쉽게 해결하려는 유혹을 받는 것 같습니다. 물리적, 경제적, 외교적 힘으로 상대를 제압해서 굴복시켜 평화를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몇몇 정치인들은 우리도 핵무기를 가져야한다는 무책임한 발언을 하나 봅니다. 핵위협 없는 깨끗하고 안전한 세상을 꿈꾸는 우리들에게 그들의 그런 생각은 인류의 역사를 거스르는 것입니다. 평화는 힘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요즘 우리가 목격하고 있습니다. 강대국이 힘과 제재로 위협하지만 북한은 오히려 더 큰 힘을 가지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모두가 다치지 않고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멀고 지루하며 많은 인내가 요구되는 그 길을 가야 합니다. 그래서 어떤 지혜로운 협상가가 나타나서 각국의 권력자들과 함께 대화를 통해 갈등을 해소할 수 있는 길을 찾아주는 상상을 해봅니다. 매우 순진한 상상이지만 그 방법밖에 없어 보입니다. 이런 상상이 현실이 되는 것이 불가능해보이지만 우리 하느님은 평화를 주시려 하고 그 길을 알고 계시며 그분에게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고 믿기 때문에 꼭 불가능한 일만은 아닙니다. 

 

예수님은 공동체에 해를 끼치는 형제가 생기면 그를 타일러 그를 교정시켜주라고 하셨습니다(마태 18,15-16).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세례를 통해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 예언직무를 받았습니다. 그 직무대로 하느님의 뜻을 전하지 않는다면 그 죄인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예언 직무를 받은 제자들인 우리들에게 물으실 것입니다(에제 33,8). 하느님은 당신 마음대로 세상을 조정하시는 분이 아닙니다. 그 대신 세상살이를 제자들을 믿고 맡기셨습니다. “내가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매면 하늘에서도 매일 것이고, 너희가 무엇이든지 땅에서 풀면 하늘에서도 풀릴 것이다(마태 18,18).” 따라서 우리는 하느님의 뜻이 무엇인지 식별하고 전해야 합니다. 그 뜻은 당연히 평화이고 권력자들을 한 자리에 앉아 대화하게 할 그 지혜로운 분이 우리 가운데에 계십니다. 지금으로서는 도저히 그런 일이 이루어질 것 같지 않아 보이는 것이 사실이지만, 예수님의 이 약속을 믿고 한 마음으로 기도한다면 기적은 일어납니다. “내가 또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 가운데 두 사람이 이 땅에서 마음을 모아 무엇이든 청하면,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께서 이루어 주실 것이다. 두 사람이나 세 사람이라도 내 이름으로 모인 곳에는 나도 함께 있기 때문이다(마태 18,19-20).” 평화를 달라고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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