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회개한 성인들 그리고 마르타와 마리아

이종훈

10월 4일 회개한 성인들 그리고 마르타와 마리아

 

많은 성인들은 그들의 인생여정 중 큰 실패를 맛 본 사람들이다. 그들은 실패의 아픔과 고통 그리고 부끄러움 안에서 하느님의 부르심을 들었다. 그리고 마음을 바꾸고, 삶을 바꾸었다. 회심하고 회개했다. 행복을 찾는 길을 바꾼 것이다. 사도 바오로는 예수쟁이들을 색출하여 제거함이 하느님께 충성하는 것이라고 확신하고 그렇게 살았지만, 다마스쿠스에서 말에서 떨어지면서 그 때까지 확고했던 그의 신념도 함께 땅에 떨어졌다. 그리고 사흘 동안 아무 것도 보지도 먹지도 마시지도 않고 있다가 하나니아스의 안수를 받고 새 사람이 되어 이전과 정반대로 박해했던 주님의 사도가 되었다(사도 9,1-20). 프란치스코 성인은 전쟁터에서 포로가 되었고, 중병에 걸려 죽을 고비를 넘겼다. 알폰소 성인도 소위 ‘잘 나가는’ 앞길이 활짝 트인 젊은 변호사였지만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패소했다. 그 뒤 얼마 동안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있다가 법조계를 떠나고 마침내 세상마저 떠나 주님의 사도가 되었다.

 

마르타는 자신의 일에 열심하고 충실한 사람이었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그 확신이 지나쳐서 그 일, 즉 손님 대접하는 일을 잘 하려고 손님에서 무례한 행동을 하게 되었다. 동생 마리아가 자신을 도와주지 않는다고 대접해야 할 손님에게 그녀를 나무라달라고 하며 불평을 했던 것이다. 예수님께서 자신의 정당함을 변호해주고 응원해주실 줄 알았겠지만, 그 반대로 예수님의 꾸지람 같은 말씀을 듣게 되었다(루카 10,40-41). 그 뒤 마르타는 어디에서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네, 알겠습니다. 제가 잘못했습니다.’하고 예수님의 말씀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못했을 것은 분명하다. 서운하고, 화나고, 원망하는 시간을 보냈을 것이다. 그러면서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마리아가 선택한 자리와 그 일, 즉 주님발치에서 그분 말씀을 잘 듣는 일이 그 무엇보다 중요함을 아프게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도 실패하고 넘어진다. 그리고 아파한다. 자신이 열심히 살고, 그것이 옳다고 확신하며 살다가 그리되면 몇 배는 더 아프고, 원망한다. 하느님마저 원망한다. 그런데, 바로 그 때가 주님의 말씀, 그분의 부르심을 듣는 시간이다. 그리고 그 말씀을 마음 속 깊이 간직하고, 삶을 바꾸고, 행복을 찾는 기존의 길을 버리고 새로운 길을 선택한 사람은 참 행복에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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