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2월 2일(대림 1주일) 그날을 준비하며

이종훈

12월 2(대림 1주일그날을 준비하며

 

대림절은 주님의 성탄을 기다리는 기간이라고 하지만 그것보다는 주님을 뵙는 날을 준비하는 시간이라고 함이 더 적절할 것 같습니다하느님께서 이스라엘에게 약속하셨던 구세주 예수님은 이미 2천 년 전에 오셨고이제는 그분의 약속이 이루어지는 날을 기다리고 준비합니다그날은 인류 역사의 마지막이고 주님의 뜻이 완성되는 날이라고 믿습니다초대교회 신자들은 예루살렘 성전이 파괴되는 것을 보고 드디어 그날이 왔다고 여겼지만 아니었습니다(마태 24,6). 그 후 거의 2천 년이나 지나버려서 그날이 영영 안 올 것 같지만그날은 반드시 옵니다그런데 그날이 언제인지는 아무도 모릅니다예수님도 모르시고 오직 아버지 하느님만 아십니다(마르 13,32). 그러니 본래 알 수 없는 걸 알려고 애쓰지 않고 대신 그날을 잘 맞을 준비를 합니다.

 

세상은 점점 더 복잡해지는 것 같습니다적절한 제품을 고르는 일부터 옳고 의로운 것을 식별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그런 것 같습니다오랜동안 당연한 것으로 여겼던 것들을 의심하고 전통적인 가치들은 도전을 받습니다전통적이라고 언제나 옳고 의로운 것은 아니고오래되었다고 낡은 것이 아닙니다시대가 변함에 따라 반드시 변해야하는 것이 있는가 하면 술과 우정처럼 오래 간직할수록 좋은 맛을 내는 것이 있습니다어떤 것은 과감히 버리고 또 어떤 것은 힘들어도 지키고 따라야 합니다. 하지만 실제 생활에서 이런 것들을 식별하는 것은 말처럼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신앙과 윤리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은 바뀌지 않습니다더 정교해지고 새로 생겨난 사태에 대한 해석이 덧붙여지는 것이지 교리와 그 가르침은 바뀌지 않습니다이런 교회의 고집스러운 태도에 세상은 불만을 품고 도전합니다사실 하느님 말씀에 대한 도전은 따먹지 말라는 선악과를 따먹었던 최초의 인류부터 시작되었으니 놀랄 일은 아닙니다.

 

신앙교리와는 다르게 생명혼인과 가정자연사회경제에 대한 교회의 윤리적인 가르침들은 많은 도전을 받습니다배아복제와 낙태법 폐지동성혼과 가정파괴개발과 보전부의 정의로운 분배 그리고 노동자와 사회적 약자들 보호 등 실제 생활과 관련된 교회의 입장과 가르침에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합니다교회가 가르치는 사회윤리를 더 많이 배우면 아마 마음이 불편해질 교우들이 적지 않을 겁니다신앙과 삶이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벌어지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성당 안에서는 교우지만 밖에서는 세속인과 다르지 않습니다성찬례와 기도자선과 봉사교우들과의 친교에는 충실하지만 사회의 한 일원이 되었을 때는 여느 사람이 되어버리는 것 같습니다북한 교회 교우들을 만나고 온 한 사제에게 그들이 진짜 교우인지 어떻게 아느냐고 의심하며 던진 질문에 그러면 여기 있는 교우들은 진짜입니까?’라고 되물었던 그 질문이 다시 떠오릅니다.

 

더 복잡해진 세상 속에서 옳고 의로운 것하느님 마음에 드는 일을 식별하기란 쉽지 않습니다뜨거운 가슴보다는 차가운 이성(理性)이 필요합니다그러나 당신의 아드님까지 아낌없이 내어주시는 하느님의 사랑과 자비를 신뢰하지 않는 이성은 극단적인 인본주의즉 인간을 세상의 주인으로 만들어버릴 위험이 있습니다균형을 잘 잡아 흔들리지 않아야 하겠습니다양심에 따르면 되지 않느냐고도 하지만양심도 교육과 훈련을 받아야합니다양심에 찔리지 않는 행동이 모두 옳고 의롭다고 할 수 없습니다.

 

그날은 반드시 옵니다예수님이 언제 다시 오시는지는 몰라도 내가 주님을 얼굴을 마주보는 날은 대략 압니다모든 것이 밝혀지는 그 날 그분 앞에 설 수 있는 힘이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너무 두려워 똑바로 서 있지도 못해 비참해지지 말아야 하겠습니다혼란은 반갑지 않지만 그것은 참된 것을 밝혀주는 좋은 도구가 됩니다어둠이 짙을수록 작은 촛불이 더 밝게 보이는 법입니다힘들어도 지킬 것을 잘 지켜 온 사람은 덫에 걸리듯 그날을 맞지 않을 것이고많은 사람들이 혼란스럽다고 하느님께 불평을 해도 그는 마치 이 세상에 살지 않는 사람처럼 그는 평화로울 겁니다. “너희는 앞으로 일어날 이 모든 일에서 벗어나 사람의 아들 앞에 설 수 있는 힘을 지니도록 늘 깨어 기도하여라(루카 2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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