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2월 6일 바위 위에 집짓기

이종훈

12월 6일 바위 위에 집짓기

 

예수님은 볼 수 없는 하느님을 보여주셨고, 들을 수 없는 하느님의 말씀을 들려주셨다고 믿는다. 그런데 예수님이 보여주신 하느님은 세상이 나에게 가르쳐준 신의 모습과 너무 다르다. 가난뱅이에 사형수로 알몸으로 십자가 위에 달려 돌아가셨다. 저런 분이 정말 나의 하느님, 나의 주님이실까? 저분 말씀대로 살면 나도 저렇게 될 텐데.

 

모든 사람이 예수님을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그대로 실천하려는 사람들은 대부분 빼앗기고 비난받고 가난해졌지만, 그 반대편에 있는 이들은 승리한 것처럼 보였다. 두 부류는 그들의 것을 끝까지 지켰다, 한 쪽은 하느님의 말씀을, 그 반대편은 자신의 것을. 죽기까지 하느님의 말씀을 지킨 이들의 신앙은 더욱 순수해지고 굳건해졌을 테고, 다른 편에 있는 이들은 비참해진 그들의 모습을 보며 자신이 옳았다고 확신했을 것이다.

 

우리 모두는 하늘나라에 들어가기를 염원한다. 그런데 각자가 그리는 하늘나라의 모습은 다른 것 같다. 예수님이 그곳이 어떤 곳인지 명료하게 가르쳐주셨다. “나에게 ‘주님, 주님!’한다고 모두 하늘나라에 들어가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을 실행하는 이라야 들어간다(마태 7,21).” 예수님은 오직 하느님의 말씀만 들으셨고 그대로 실천하셨다. 가난뱅이로 누명을 쓰고 알몸으로 십자가에 달려 죽기까지 그대로 실천하셨다. 그분은 정말 하늘에 계신 아버지를 사랑하셨다.

 

세상은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미워한다. 그들은 빛보다 어둠을 더 사랑하기 때문이다(요한 3,19). 그들은 어둠 속에 자신을 숨긴 채 얼굴과 이름을 감추고 빛의 자녀들을 비난하고 모함한다. 숨어서 하는 비난과 모함이 가장 쉬운 일이다. 노력하지 않아도 저절로 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생명과 사랑을 위해 창의적으로 일하기란 정말 어렵다. 하느님을 닮은 일이라서 인간의 이기적인 본성을 거슬러야하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모든 사람에게 말씀하시지만 사람들은 자기가 듣고 싶은 것만 듣고 좋아하고 이로운 것만 실천하려는 것 같다. 그런 사람은 모래 위에 하늘나라를 짓는 것과 같다. 잘 되고 성공했기 때문에 예수님을 주님, 주님이라고 부르는 사람이다. 그러나 예수님 말씀 때문에 비난받고 빼앗기고 죄인 누명을 쓰고 알몸이 된 사람은 바위 위에 세워진 하늘나라에서 산다(마태 7,24). 나는 오늘 또 다시 어느 편에 서야 할지 결정해야 한다. 머리와 입은 언제나 주님 편이지만 마음과 몸은 어제처럼 또 우물쭈물 망설인다. 하느님 편에 서면 예수님처럼 될 것이기 때문이다. 억울해서 죽을 것 같다. 이런 나와 나처럼 주저하는 모든 사람에게 바오로 사도는 편지를 남겼다. “우리의 이 지상 천막집이 허물어지면 하느님께서 마련하신 건물 곧 사람 손으로 짓지 않은 영원한 집을 하늘에서 얻는다는 사실을 우리는 압니다(2코린 5,1).” 앎은 믿음이고, 믿음은 실천이다. 그 실천은 바위 위에 지어진 하늘나라, 하느님 나라에 대한 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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