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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훈] 12월 9일(대림 2주일, 인권주일) 가짜뉴스

이종훈

12월 9일(대림 2주일, 인권주일) 가짜뉴스

 

‘가짜뉴스’라는 신조어가 생겨났습니다. 이는 뉴스가 아니라 아무 근거 없이 떠돌아다니는 거짓정보, 유언비어입니다. 사실 유언비어는 요즘 생겨난 것이 아니고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왜 가짜뉴스를 만들어 퍼뜨릴까요? 누군가 그 소식을 원하기 때문입니다. 수요자가 있으니 생산자가 있는 셈입니다. 그들은 그것을 통해서 어떤 이익을 볼 것이고, 반면에 어떤 이들은 그것 때문에 피해를 입습니다. 내 가족과 지인 그리고 나도 그 피해자가 될 수 있습니다. 그러니 그것이 가짜뉴스인지 아닌지 식별하기 전까지는 성급하게 믿지 말고 이웃에게 전하지도 말아야 합니다.

 

그 피해자가 대규모 군중이라면 그것이 가짜라는 것이 금방 밝혀지겠지만, 그 피해자가 소수이면 그렇지 않고, 또 밝혀진다고 해도 그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그들은 약하기 때문입니다. 소수이고 약하기 때문에 일부 사람들의 거짓말과 무분별하고 무책임한 유포로 그들의 천부적인 인권이 짓밟힙니다. 그리고 그들 안에 계신 주님도 그렇게 되십니다. 예를 들면 외국인 노동자들이 많아서 일자리가 줄어들었고, 난민들을 받아들이면 범죄가 급증할 것이며, 동성애자들이 에이즈를 퍼뜨려 의료보험재정을 파탄 낼 것이니 그들을 모두 우리 사회에서 몰아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런 가짜뉴스의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한 면만 부각시킴, 기계적인 균형을 맞춤, 서민을 이용함, 숫자(통계)로 말함, 신화적인 믿음에 기댐, 그것을 바라보는 관점이 없음, 인과관계로 설명함, 애국주의에 호소함, 낙인을 찍음입니다. 우리는 그런 소식들을 접할 때 우선 합리적으로 의심할 줄 알아야 하고, 다른 정보들과 비교해보면서 판단을 유보하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합니다. 섣부르게 판단하고 믿어서 약한 사람들이 피해를 입게 하는 잘못을 범하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복음은 종교적인 차원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그것은 인간존중, 인류의 평화, 공생과 공존에 이르는 길입니다. 개인과 집단의 탐욕과 이기심이 만들어낸 거짓정보들 속에서 우리는 복음의 길을 찾아 그 길을 꿋꿋하게 걸어가야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교우들을 위해서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내가 기도하는 것은 여러분의 사랑이 지식과 온갖 이해로 더욱더 풍부해져 무엇이 옳은지 분별할 줄 알게 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여러분이 순수하고 나무랄 데 없는 사람으로 그리스도의 날을 맞이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오는 의로움의 열매를 가득히 맺어, 하느님께 영광과 찬양을 드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필리 1.9-11).” 하느님은 모든 사람을 구원하시려고 당신의 외아드님까지 아낌없이 내어 주셨습니다. 몇몇 특정 부류의 사람들만을 위해서 희생하지 않으셨습니다. 이것을 마음 속 깊이 담아두고 바로 그 위에서 쏟아지는 정보들을 접하면 무엇이 진실이고 내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알 수 있습니다. 듣고 싶은 것만 듣고, 보고 싶은 것만 보며, 내게 좋고 유리한 것이 하느님의 뜻이라는 어리석은 생각을 버려야 합니다. 진실을 모르는 사람이 진리이신 하느님을 알 리가 없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다가 온 하느님의 구원의 상징이었습니다. 그는 광야에서 외쳤습니다. “너희는 주님의 길을 마련하여라. 그분의 길을 곧게 내어라. 골짜기는 모두 메워지고 산과 언덕은 모두 낮아져라. 굽은 데는 곧아지고 거친 길은 평탄하게 되어라. 그리하여 모든 사람이 하느님의 구원을 보리라(루카 3,4-6).” 교묘하게 숨어 있는 탐욕과 이기심의 골짜기를 메우고, 오만함의 산과 언덕을 깎아내리고, 왜곡된 마음을 곧게 하고, 사랑과 자비를 잃어버린 울퉁불퉁한 마음을 평탄하게 하려고 할 때 우리 안에 곧게 뻗은 주님의 길이 드러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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