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1월 15일 낮아짐

이종훈

1월 15일 낮아짐

 

친절은 만국공통어 중의 하나이다. 친절을 의심하는 사람은 있을는지 몰라도 알아듣지 못하는 사람은 없다. 친절은 잠시나마 상대 마음의 경계를 무너뜨려 그 안으로 한 발작 들어가게 한다. 그런데 친절은 그 사람 앞에서 낮아지는 것이다. 잠시 살짝 그의 종이 되는 것이다.

 

하느님은 낮아지셨다. 천사보다 그리고 보통 사람들보다도 낮아지셨다. 어린이에게, 자신보다 지위가 낮은 사람에게 경계심을 갖지 않는다. 하느님은 십자가 위에서 누명을 쓰고 죽은 사형수로 계신다. 억울함은 견디기 가장 어려운 감정이라고 한다. 억울하고 부당한 일을 당해도 항의하지 못하는 것보다 더 ‘낮음’이 있을까? 하느님보다 더 낮은 곳으로 내려 간 이는 없다.

 

하느님을 만나지 못하거나 혹은 만났다고 해도 그가 참 하느님이 아닌 이유는 높은 곳에서 그분을 찾기 때문이다. 하느님을 알고 있는 악령은 회당에 나타나신 그분을 보고 화들짝 놀라 도망쳤다(마르 1,24-26).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그런 일이 그냥 신기하기만 했다(마르 1,27). 사람들은 하느님은 하늘 높은 곳에만 계신 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성직자나 고위 성직자라고 무조건 존경하는 것은 옛날 일이다. 고행하고 수련하는 수도자들을 칭송할지 모르지만 모든 사람이 좋아하고 존경하는 사람들은 낮은 곳에서 남모르게 봉사하는 이들이다. 바르고 반갑고 또 당연한 일이다. 하느님은 낮은 곳에 계시니까. 낮아지신 하느님, 예수님의 가르침은 그래서 어렵거나 새롭지 않다. 이미 세상 모두가 다 알고 그리스도교만의 특별한 교리도 아니며 더군다나 세상 모두가 바라는 것이다. 서로 사랑하는 세상! 그런데도 사람들이 그분의 가르침을 ‘새롭고 권위가 있다(마르 1,27)’고 평가한 것은 참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처음 만났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주님은 낮은 곳에 계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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