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2월 28일 심판

이종훈

2월 28일 심판

 

오래 전에 학생담당 신부님이 하느님의 무한한 사랑과 자비를 설명하시며 하늘나라에는 히틀러도 있을 거라고 말씀하셨다. 큰 충격이었다. 수백만 명의 무고한 사람들의 생명을 그렇게 잔인하게 빼앗은 사람이 어떻게 거기에 있을 수 있단 말인가? 지금 생각하니 율법적인 단죄에 익숙한 우리들에게 하느님의 큰 사랑을 가르쳐주시려고 그렇게 무리한 말씀을 하셨던 것 같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고 자비로우시다. 그렇다고 마지막 날에 하느님의 정의롭고 확고한 심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상선벌악(賞善罰惡)이다. 착한 이는 상을, 악한 이는 벌을 받는다. 선한 이에게나 악한 이에게는 똑같이 해를 비추어주신다고 심판 때에도 모두를 똑같이 대하실 것이라고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하늘나라에는 목에 맷돌이 달려있는 사람, 팔다리와 눈이 없는 사람들로 가득할 것이다(마르 9,42-47). 그러나 지옥에는 온 몸이 성한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꺼지지 않는 불 속에서 온전히 잘 보존한 몸을 구더기에게 먹이로 내어주기보다는 신체 일부가 잘려나가 불편하고 예쁘지 않은 몸으로라도 하느님과 함께 살아야 한다. 사실 예수님도 온 몸에 상처투성이셨으니까. 악인들의 천막 안보다는 단 하루라도 하느님 집 문간에 서 있는 것이 좋다(시편 84,11).

 

악을 좋아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죄에서 자유로운 사람도 없다. 하느님은 당신께 돌아오는 모든 이들을 언제나 반기신다. 그렇다고 그런 믿음이 죄의 유혹에서 벗어나게 해주거나 마지막 심판을 피하게 하지는 못한다. 그래서 오늘도 온 몸으로 느끼는 마음의 욕망을 무시하고 피해가려고 온 힘을 다한다. 예수님은 우리가 당신과 함께 있으려고 이렇게 무진 애를 쓰고 있음을 잘 알고 계신다.

 

예수님, 쌓아놓은 재산과 이루어놓은 업적들이 마지막 날에 나를 평가하는 것이 아님을 잊지 않고 그런 것들이 당신 눈에는 지푸라기만도 못함을 깨닫게 해주소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죄인들의 피난처이시니 또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주님께로 나아가게 저를 일으켜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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