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3월 9일 죄인

이종훈

3월 9일 죄인

 

몇 해 전에 프란치스코 교종이 교우들에게 고해성사를 베풀기 전에 고해소에 들러 고해성사를 받는 모습이 공개됐다(https://youtu.be/BKHKmEtpWao). 따지고 보면 당연한 일인데도 감동적이고 신선한 충격이었다. 그는 교황이기 전에 한 사제이고, 사제이기 전에 한 사람이다.

 

세상에 죄 없는 사람은 없다. 그런데 그것을 잊고 지내거나 심지어 모르는 사람도 있다. 세리는 예수님 시대에 공적인 죄인이었다. 그들도 알고 있었다.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공적인 의인이었나 보다. 사람들은 그들이 하느님의 법과 거룩함의 전문가라고 여겼으니 그들도 죄인이라고 감히 말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들도 자신을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다. 그 공적인 죄인들과 한 자리에 앉지 않음은 물론이고 말도 섞지 않으려고 했으니 말이다(루카 5,30). 예수님은 죄인을 부르러 오셨다고 공적으로 선언하셨으니 공적인 죄인인 세리들은 그분의 초대에 바로 응답했고, 자타공인 의인인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투덜거리며 예수님을 고발했다.

 

공적인 죄인은 의로움의 길을 포기했고, 공적인 의인은 자신의 노력과 금욕에 취해 하느님을 밀어냈다. 하지만 구원 받기를 포기한 죄인들은 하느님의 초대에 바로 응답했고, 구원을 확신한 의인들은 그 초대에 응할 수 없었다. 사제의 직무가 거룩한 것이지 사제가 거룩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 그 직무가 사제를 거룩하게 만들어 줄 수는 있다. 그렇게 거룩해져도 여전히 그들은 용서받아야하는 수많은 죄인들 중 하나일 뿐이다. 세리들은 죄가 드러나 있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았을 뿐이다. 그런데 그들은 그것을 알고 있었고,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그것도 모르고 있었다. 누가 불쌍한 사람들인가?

 

구원자이신 주 예수 그리스도님, 저는 죄인입니다. 그 죄가 주님과 저를 아프게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당신을 더 가깝게 느끼게 하고,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용서와 자비는 용서를 넘어 당신이 기뻐하실 일을 하게 힘을 줍니다. 좋은 일을 더 많이 하게 도와주소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어머니의 품은 죄인들이 숨는 곳이고 하느님의 사랑과 용서를 믿게 해주는 곳입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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