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3월 25일(주님탄생예고대축일) 이루어지기를 바람

이종훈

3월 25일(주님탄생예고대축일) 이루어지기를 바람

 

오늘은 주님탄생예고대축일이다. 천사는 하느님의 계획을 전하고 그녀는 묻고 천사는 또 열심히 설명한다. 천사의 조바심을 넘어 불안함마저 느껴진다. 그녀가 ‘그것은 불가능한 일입니다. 혹여 하느님은 하실 수 있다고 해도 저는 못하겠고 또 하기 싫습니다.’라고 대답했을 수도 있다. 그러면 천사는 실망했겠지만 다른 여자를 찾아나셨을 것이다. 하느님 말씀은 이루어져야하고 또 그래야 하느님의 말씀이니까.

 

그날 밤 대화의 절정은 역시 마리아의 순종과 수락이다.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 긴 고민과 숙고 끝에 내린 단순명료한 대답이며 인류가 오랜 시간 동안 잃어버렸던 창조주 하느님께 마땅하고 그래서 자연스러운 우리의 태도이다.

 

간혹 아니 자주 내가 구원자라고 착각하고 내 것이 아닌 그 짐을 그걸 자꾸 짊어지려고 한다. 그 짐을 짊어지는 순간 그것에 눌려 땅속으로 꺼져버릴 텐데 말이다. 우리가 성모님을 최고의 모범으로 삼는 이유는 활동이 아니라 하느님 뜻에 대한 그분의 순종과 허락 또는 개방 때문이다. 그것은 공동체에서 쫓겨나고 죽을 수도 있는데도 하느님을 끝까지 신뢰했기에 가능했다. 나는 구원자가 아니고 구원받아야 하는 죄인이다. 그 일은 주님께서 하시고 또 다 이루셨다. 나는 그것을 믿고 감히 협력도 협조 아닌 그 일에 참여하여 주님의 영광을 차지하고(요한 17,22), 구원의 신비를 목격하는 기쁨을 누릴 따름이다.

 

위대한 일을 하지 않아도 되고 성공하지 못해도 괜찮다. 그러려고 할 때 오히려 유혹에 시달리고 헛된 성공에 눈이 멀어 참된 것을 잃어버리기 쉽다. 하느님이 하시게 내어드린다. 그래도 될까 걱정도 되지만 잠시 멈추고 뒤돌아보면 내가 억지를 부려 나와 너에게 상처를 많이 주었다. 내가 못하면 다른 사람이 하면 되고, 가브리엘 천사는 마리아가 ‘아니오.’라고 대답했다면 다른 마리아를 준비하고 그 때를 기다렸을 것이다. 하느님의 뜻은 이루어져야하고 또 그래야 하느님이시니까.

 

하느님의 뜻이 인생의 전부였던 예수님, 눈에 보이는 성공과 영광에 눈이 멀지 않게 하소서. 주님께서 늘 저와 함께 계심을 잊지 않게 해주시고 그것보다 더 바람이 없게 더 가난해지려는 저를 축복하여 주소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무엇보다 모든 것에 앞서 주님의 뜻이 제게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가르쳐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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