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4월 9일 하늘과 땅 사이

이종훈

4월 9일 하늘과 땅 사이

 

예수님은 당신이 어디에서 왔고 어디로 가는지 알고 계셨다(요한 8,14). 우리는 어머니 태안에 만들어지기 전에 어디에 있었는지 모른다. 아니 없었다고 해야 하나? 먼지였다고 말해야 하나?

 

우리는 아래에서 왔고 예수님은 위에서 내려오셨다. 우리는 이 세상에 속하지만 주님은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요한 8,23). 하늘과 땅이 얼마나 먼가? 진흙인형 안에 저기 먼 하늘의 마음이 들어갔으니 어제는 하늘까지 올라갔다가 오늘은 다시 땅 속으로 꺼지는 것 같아 어지러울 정도로 혼란스러운가 보다. 어제는 천사였다가 오늘은 악마가 되고, 어제는 통회와 화해의 눈물을 쏟지만 오늘은 다시 미움과 인색함의 포로가 된다. 어떻게 이 혼란과 분열의 올가미에서 풀려날 수 있을까?

 

예수님은 사람이 되어 나타나신 하느님이시고, 하느님은 사랑이시니 예수님은 사람이 된 사랑이다. 사랑사람이라고 부르면 되려나? 하느님은 볼 수 없듯이 사랑도 그렇다. 그래서 사랑은 표현하는 것이고 움직이고 행동하는 것이라고 부른다. 예수님은 움직이는 사랑으로 모두가 볼 수 있었다.

 

이제 우리는 그분을 십자가 위에서 뵙는다. 인간이 죄를 싫어하는 것보다 악이 하느님을 훨씬 더 싫어한다. 그런데 그것은 하느님 앞에 감히 나설 수 없으니 어리석은 우리 인간들을 이용해서 하느님을 세상 밖으로 밀어내려고 했다. 하지만 하느님은 그 계획을 알고 계셨고 예수님도 당신의 그런 운명과 미래를 알고 계셨다. 진흙인데도 하늘을 담고 있어서 생기는 혼란스러움은 십자가 위의 예수님을 보면 사라진다. 그분은 우리 이런 딱한 처지를 잘 알고 계시고 바로 이런 우리를 사랑하신다. 우리는 흙에서 왔지만 하늘로 올라가고야 말 것이다.

 

예수님, 주님은 하늘과 땅은 이어주시는 유일한 다리이십니다. 저희는 그 다리로 하늘로 올라갑니다. 자주 넘어지고 뒷걸음치지만 눈에서 십자가의 주님을 떼지만 않으면 분명히 하늘로 올라가고야 말 겁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넘어질 때마다 제가 다시 일어나 걸어가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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