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4월 11일 믿음이 현실로

이종훈

4월 11일 믿음이 현실로

 

남반구에 사는 사람들이 피가 머리로 쏠리거나 떨어지지 않는 것은 사람보다 훨씬 더 무거운 지구가 사람을 끌어당겨 꼭 붙잡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이론적으로 보면 지구보다 더 무거운 물체가 다가오면 지구상의 모든 것들, 아니 지구까지 끌어당겨 그리로 빨려 들어간다.

  

어젯밤에 과학자들이 이론적으로만 존재했던 블랙홀의 실체를 사진으로 보여줬다. 너무 무거워 빛도 새어나오지 못하는 곳이다. 천문학자들은 우리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했지만 여기에서 빛의 속도(초속30만 km)로 5천 5백만 년을 날아가야 볼 수 있는 곳이란다. 그 거리, 크기, 속도가 전혀 가늠이 되지 않는다, 그저 참 멀고 크단 밖에는.

  

이론적으로만 존재했고 상상으로만 보았던 것을 실제로 확인했다. 이제 과학계에서는 블랙홀에 대해서 더 이상 논쟁도 믿음도 필요 없게 됐다. 이제 그것은 그냥 사실이다. 성경에 나오는 인물들과 하느님 사이의 많은 이야기들은 지어낸 것이 아니다. 물론 신앙이라는 색이 칠해져서 역사적, 과학적 때로는 윤리적인 면에서도 오류가 있지만 그 이야기들이 독자들에게 전해주려는 메시지는 한 마디로 하느님이다. 우리와 관계를 맺으시는 하느님이다. 그리고 그것을 믿으라는 요구다.

  

이론적으로만 알고 상상으로만 존재했던 것이 사실이 됐다.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들과 우리가 전해들은 이야기들은 상상으로 지어낸 것들이 아니다. 아브라함, 모세, 엘리야, 예수님 모두 실존인물이었다. 예수님은 동정으로 마리아의 몸에 잉태되어 태어나셨지만 사실 그분은 아브라함 이전부터 계셨다고(요한8,58) 믿는다. 그것을 과학적으로 증명하지는 못하지만 나는 믿는다.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당신을 이해하기를 요구하신 적이 없다. 오직 믿음뿐이다. 그리고 어젯밤 온 세상이 블랙홀을 눈으로 봐서 믿음이 필요 없게 된 것처럼 언젠가는 이 믿음도 필요 없게 될 것이라고 또 믿는다.

  

예수님, 오늘 아침은 안개가 숲을 온통 뒤덮어 나무도 길도 보이지 않네요. 그렇다고 길이 없어졌을까봐 걱정하지 않습니다. 어제 지나온 길이 없어졌을 리가 없으니까요. 주님의 말씀과 일을 잘 이해하지 못하지만 그것이 진리임을 믿습니다. 저보다 앞선 적지 않은 사람들이 저보다 못나서 그렇게 바보처럼 살았을 리가 없기 때문입니다. 잘 안 보여도 그 길을 기억하기 때문에 잘 갈 수 있고, 잘 몰라도 주님을 믿기 때문에 따라 갈 수 있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제 발걸음을 인도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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