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4월 17일(성주간 수요일) 늘 거기에 그렇게 든든하게

이종훈

4월 17일(성주간 수요일) 늘 거기에 그렇게 든든하게

 

프랑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의 첨탑이 화재로 사라졌다. 첨탑은 바벨탑처럼 하느님과 같아지려는 인간의 교만이 아니라 그 정반대로 땅에 사는 인간이 하늘 높은 곳에 계시는 하느님께 최대한 가까이 가려는 간절한 바람의 표현이란다. 그것이 무너졌다.

 

프랑스 사람들은 보면서도 믿기지 않는 현실을 마주하면서 탄식하고 울고 기도하고 성가를 부르며 서로를 위로했다. 교우가 아니어도 또 주일미사에도 잘 참례하지 않는 교우여도 대성당이 불에 타고 첨탑이 무너질 때 그들의 마음도 함께 무너졌던 것 같다. 마치 자신의 어머니가 갑자가 돌아가시기라도 한 것처럼 그들은 슬퍼하고 울었다. 영원히 거기에 그렇게 계실 줄 알았다. 또 사느라 바빠서 자주 뵙지는 못하지만 그렇다고 어머니께 대한 한없는 존경과 사랑이 식지 않는다.

 

노트르담(Notre Dame) 직역하면 ‘우리의 여인, 부인’이지만 이는 성모님을 뜻한다. 화재가 다 진압되지도 않았는데 정부는 벌써 복원과 재건을 선언했고 큰 기업들은 엄청난 액수의 기부금을 약속했으며 복원을 위해 자신의 나무들을 내어놓겠다고 한 사람들도 있다. 그들은 그만큼 그 성당을 사랑했다. 그들에게 그 성당은 무조건 늘 그 자리에 그렇게 든든하게 있어야 했나보다. 부서지면 다시 만들고 어떤 일이 있어도 꼭 있어야만 하는 것이었나 보다.

 

돌아가신 나의 어머니는 하느님이자 또 종과 같은 분이셨다. ‘엄마∼’ 하고 그분을 부르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고 그러기 위해 그분은 나의 종이 되어주셨다. 우리 하느님이 바로 그런 분이다. 우리를 구원하기 위하여 사람이 되시고 종처럼 낮아지셔서 십자가 위에서 우리 대신 몸값을 영원히 치르셨다. 유다는 은전 서른 닢만 받았지만 우리는 영원한 생명을 받았다. 우리 하느님이 이렇게 좋은 분인 데도 엄한 아버지, 높은 임금님, 두려운 심판자의 이미지 때문에 우리는 하느님을 어려워한다. 그래서 우리에게 오셔서 종처럼 우리를 섬기며 당신의 사랑을 보여주셨다. 그래도 어려워하는 이들을 위해 어머니의 이미지를 통해 당신을 전하신다. 이런 하느님과 연결이 끊어져서는 안 된다. 아니 우리가 그럴 수 없다. 하느님은 늘 거기에 그렇게 든든하게 계셔서 언제나 달려가도 나를 반갑게 맞아주시는 분이다. 그 누가 이분을 모른다고 하겠나? 우리 하느님은 참 좋은 분이시다.

 

참 좋으신 하느님, 저희가 당신을 알고 사랑할 수만 있다면 우리가 감히 당신을 친구, 어머니, 종이라고 여기게 낮아지십니다. 이런 주님의 지극한 사랑을 알고 또 세상도 알게 하소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하느님을 가장 닮으신 분이시니 당신을 통해 예수님을 알고 또 그분을 통해 우리가 하느님께로 가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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