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5월 10일 삶의 지향

이종훈

5월 10일 삶의 지향

 

간혹 성공신화를 이룬 사람들의 다큐를 보면 그들에게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 그 과정에 그들이 겪었던 고난과 고통이다. 그 분야의 황무지를 일구는 과정에서 반대, 무관심, 비난에 육체적 정신적 고통까지 그 과정은 고통 자체였다. 그런 중에도 꿋꿋하게 자신의 뜻과 꿈을 이루어낸 것이다.

 

그런 다큐들에서는 그들의 남다른 능력보다는 그들이 지녔던 확신이 더 부각된다. 그들이 겪었던 고통도 그런 그들의 확신을 돋보이게 한다. 그런 확신과 확고한 신념이 어디서 어떻게 생겼을까? 그런 확신은 1%의 가능성만 보고 그 일을 시작하게 한다. 믿음의 세계도 비슷한 것 같다. 볼 수도 들을 수도 이해할 수 없어 캄캄한 현실에서 주님의 말씀만 생각하며 그에 따라 살아간다. 그런데 주님의 말씀은 그 원리만 제시할 뿐 세상살이 모든 부분을 설명하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교회의 역사를 보면 하느님께 봉사한다고 하면서 오히려 정반대의 일을 저지르기도 했다. 하느님의 뜻이 모든 상황 대처방법을 제시해놓은 매뉴얼 같은 것이면 좋을 텐데.

 

그리스도교는 바오로사도의 작품이라고까지 말하는 이가 있을 정도로 그는 베드로사도만큼이나 중요한 인물이다. 하지만 그는 하느님께 충성한다고 새로운 길(사도 9,2)을 따라 걷는 이들을 잡아들였었다. 그런 그가 180도 바뀌었다, 박해자에서 추종자로. 교회는 그의 회심을 공적으로 경축하기도 한다(1월 25일). 그는 변절자가 아니라 수천 년 모든 사람이 익숙한 길을 포기하고 새로운 길을 받아들인 사람이다. 그렇지만 하느님께 대한 충성심은 그대로였다.

 

사람은 사랑받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다. 투신과 헌신은 사랑의 또 다른 표현이다. 그 대상이 사람 혹은 의롭고 의미 있는 어떤 일일 수도 있다. 그런데 그 사랑 혹은 투신과 헌신이 참된 것인지 그리고 하느님의 뜻에 부합하는 지 어떻게 아나? 그것이 하느님의 뜻으로 가장한 나의 꿈과 고집인지 분별하기 쉽지 않다. 그것은 내가 나 자신에게 속고 있음을 모르기 때문이다.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인들을 없애는 것이 하느님께 충성이라고 굳게 믿고 그 먼 길을 다니며 수고했다. 하느님은 그를 벌하지 않고 그런 그의 열정을 쏟아 부을 올바른 길을 열어 주셨다. 하느님 편에 서나 그 반대편에 서나 고통은 피할 수 없다. 우리는 하느님의 뜻을 알 수는 없으나 하느님을 뜻을 따르고 싶은 마음은 지닐 수 있고, 어떤 일이든 그것을 위해 모든 일을 할 수 있다. 그러면 내가 잘못된 길에 들었어도 주님은 바른 길로 옮겨주실 것이다. 내가 받은 고통과 나의 수고가 헛된 것이 되어버리지 않게 해주실 것이다.

 

예수님, 제자들에게 그리고 바오로 사도에게도 고난을 예고해주셨습니다. 세상은 꽃길을 예고했지만 다 거짓말입니다. 세상에 그런 길은 없습니다. 진리와 평화로 이르는 길은 오직 십자가의 길뿐입니다. 당연한 것을 굳이 외면하지 않고 덤덤히 그리고 차분하게 그 길을 걸을 수 있는 은총을 내려주소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당신의 ‘예’로써 하느님을 기쁘게 해드렸던 것처럼 저도 그럴 수 있게 가르쳐주시고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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