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5월 13일 착한목자

이종훈

 

5월 13일 착한목자

좋은 설교를 들으면 딱딱한 마음이 부드러워지고 완고한 마음이 누그러지며 차가운 마음에 사랑의 마음이 생겨나기 시작한다때로는 숨기고 감춰두었던 잘못이 끌려나와 괴롭지만 드러나지 않게 자신을 교묘하게 조정해왔던 것을 밖으로 내쫓아버리는 시간이기 때문에 그 괴로움은 유쾌한 통증이다.

 

준비되지 않은 미사강론을 듣는 것처럼 고통스럽고 폭력적인 시간은 없다사제의 설교를 제지하거나 반대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미사 중간에 나가버릴 수도 없기 때문이다교우들은 웃기고 재미있는 이야기 혹은 감동적인 미담을 들으려고 그 시간 성당을 찾지 않는다또한 계명을 잘 못 지킨다고 그리고 교회 일에 협조하지 않는다고 질책과 야단을 맞으려고 그 자리에 있는 것은 더욱 아니다그들은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싶어 하고 또 그래야 한다.

 

그 시간의 주례자성사의 주관자은총을 내려주시는 분은 예수 그리스도 그 분이시다주님께서 당신의 양들에게 무슨 말씀을 하시려는지 그리고 무엇을 주시려는지 어떻게 알 수 있나그 답은 그분이 사람들에게 어떤 말씀을 하셨고 무엇을 하셨는지 기억하고 마지막으로 십자가에 달려계신 그분을 바라볼 때 그 말씀을 들을 수 있다그분의 마음이 되려고 할 때 주님은 거기에서 말씀하신다.

 

착한목자는 자신의 양들을 하나하나 이름을 불러 풀밭으로 데려가 배불리 먹인다(요한 10,9). 양들이 착한목자의 목소리를 기억하는 것은 그분이 자신들을 섬기고 나아가 기꺼이 목숨까지 내어주기 때문이다그런 분이 계명을 잘 못 지킨다고 야단치고 삶을 바꾸지 않는다고 외면하실 리가 없다그분은 어떻게 해서든 한 마리라도 더 그리고 당신 우리 안에 있지 않은 양들까지도 당신 품에 안으시려고 하신다(요한 10,16). 하느님은 우리들을 참으로 사랑하신다간혹 잘 몰라서 죄를 저지를 때도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굳이 들추어내지 않아도 그것이 잘못인 줄 알고 하느님의 그런 사랑을 받을 만하게 살지 못한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그런데도 우리 하느님은 삶이 바뀌지 않아 괴로워하는 우리를 안쓰럽게 여기고 위로하시고 격려하신다다시 한 번 해보라고오늘 안 되면 내일 다시내일도 안 되면 될 때까지바로 이런 분이 나의 주님나의 하느님이시니 이분을 두고 다른 어떤 것을 찾아가겠나?

 

예수님영원한 생명의 말씀을 갖고 계시고 그 생명을 마구 주시는데 주님을 두고 제가 어디를 가겠습니까아무리 저의 죄와 허물이 많아도 당신의 사랑 앞에서는 있으나 마나임을 잊지 않겠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아드님의 겸손하고 온유한 마음을 배워 익히게 도와주소서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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