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5월 25일 하느님을 아는 사람

이종훈

5월 25일 하느님을 아는 사람

 

미움 받음은 불쾌하다. 내가 그를 아프게 했다면 용서를 청해야 마땅하겠지만 그렇지 않은데도 나를 미워한다면 그것은 그의 몫이다. 미움을 받는 사람보다는 미워하는 사람이 더 괴로운 법이다. 그래도 누군가 나를 미워함에 마음이 편하지는 않다.

 

인정과 칭찬 받으면 좋지만 꼭 그럴 필요는 없다. 어떤 사람들은 그 욕구가 너무 커서 악행을 하면서까지 그것들을 구걸한다. 예수님은 좋은 일만 하셨지만 모든 사람이 당신을 좋아한 것은 아니었다. 그렇지만 예수님은 당신을 박해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셨다(루카 23,34). 그러니 그분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셨다. 아니 그분은 사랑 자체로서 사람이 되신 사랑이셨다. 하느님은 사랑이시다(1요한 4,8).

 

예수님은 모든 사람을 사랑하셨지만 모든 사람이 예수님을 사랑하지는 않았다. 예수님은 하느님을 알았지만 사람들은 하느님을 잘 몰랐다. 하느님을 알았다면 예수님을 좋아하고 사랑했을 것이고, 그렇게 못되게 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하느님을 아나?

 

내 탓 없이 그에게 미움을 받는다면 그것은 그의 몫이니 기분은 좋지 않지만 내가 마음 쓸 일은 아니다. 하지만 과연 내 탓이 없다고 확신할 수 있나? 그렇다고 확신하기보다는 뭔지 잘 모르겠지만 본의 아니게 그를 아프게 했을 것이라고 여기는 것이 더 합당하지 않을까? 예수님은 당신에게 못질을 한 이들을 위해 기도하셨으니 그분 안에 미움이 차지할 자리는 전혀 없었겠지만 나는 그분과 같지 않다. 내 안에는 미움도 있고 누군가에게 미움을 만들기도 했을 것이다. 모든 사람을 사랑할 수는 없어도 본의 아니게 준 상처들에 미안해한다면 하느님을 조금은 아는 사람이라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 내가 악행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나를 미워한다면 매우 반가운 일이겠지만 그런 일은 거의 없을 것 같고, 그것보다는 이웃에게 미안해하고 나와 다르게 생각하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포용하려고 노력해야 하겠다.

 

사랑이신 예수님, 주님의 마음은 저 하늘만큼 높고 또 멀기만 합니다. 주님의 그 마음을 품어야 진정으로 자유롭고 평화롭다고 들었는데도 그렇게 되지 않습니다. 아니 그러고 싶지 않는 것 같습니다. 주님과 같은 마음을 지니고 싶은 거룩한 욕망을 심어주소서.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주님의 마음속으로 이끌어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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