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5월 31일(마리아 방문축일) 기쁨

이종훈

5월 31일(마리아 방문축일) 기쁨

 

‘기뻐하여라.’ ‘두려워하지 마라.’는 성경 곳곳에서 자주 듣는 말씀이다. 우리가 기쁘지 않고 또 뭔가를 두려워하고 있다는 뜻이다. 교황님도 교우들이 기뻐하지 않는 것을 보면 안타깝다고 하셨다는데, 그 말씀답게 벽에 걸린 그분은 환하게 웃고 계신다. 그렇다고 그분에게 아무런 고민과 걱정거리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거다.

 

도인들과 현자들은 어떨지 모르나 삶은 무겁다. 먹고 사는 일부터 주고받는 수많은 마음의 상처에 이르기까지 삶은 전쟁터 같다. 출생, 질병, 이별, 인간관계 등의 고통은 피할 수 없는 것이라서 깊은 깨달음이 없어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있지만 불의와 부정 그리고 거짓과 폭력이 득세하는 모습을 보면 우울해지고 그런 가운데 전능하신 하느님을 믿는다고 고백해야 할 때는 정말 고통스럽다. 게다가 우리 주님은 불의한 자들에게 누명을 쓰고 저렇게 비참하게 돌아가시지 않았던가?

 

주님은 당신의 미래를 아시면도 그들의 폭행을 피하지 않으셨다. 주님이 보셨던 미래는 제자들의 그것과는 달랐다. 아니 제자들은 주님이 내다보셨던 그 미래를 볼 수 없었다. 그것은 오로지 믿음만으로 볼 수 있는 미래이다. 하느님의 초대에 응하여 하느님의 아드님을 잉태한 마리아는 그것이 정말로 하느님의 일이었음을 확인하고 그 유명한 마리아의 노래(Magnificat)를 불렀다(루카 1,46-55). 태동도 느낄 수 없는 상황에서 미래 승리의 날을 내다보며 부른 노래였다. 그래서 그것은 우리 교우들이 매일 불러야 하는 노래이다.

 

보이고 알고 느낄 수 있다면 믿음이 필요 없다. 믿으면 삶의 지평이 넓어져 그 경계를 넘어간다. 여기에 있으면서 저기에서 살고, 이제 하루를 시작하며 벌써 내일에 있다. 산새들은 본능에만 충실하지만 우리는 믿을 수 있는 능력이 있어 그것을 넘어 볼 수 없는 미래를 내다본다. 그런 새들도 저렇게 아름답게 노래하는데, 미래를 내다보는 교우들은 얼마나 더 기쁘고 아름답게 노래할 수 있겠나? 자신의 힘만 믿는 사람은 늘 불안해서 두려워 폭력적이지만, 하느님을 믿는 사람들은 평화롭고 행복하다. 그분은 남자의 도움의 없이도 아들을 잉태시키고 물을 포도주로 만들며 죽은 이도 되살리는 분이시다. “시온아, 두려워하지 마라. 힘없이 손을 늘어뜨리지 마라. 주 너의 하느님, 승리의 용사께서 네 한가운데에 계시다. 그분께서 너를 두고 기뻐하며 즐거워하신다(스바 3,16-17).”

 

예수님, 주님이 전해주신 기쁜 소식은 더 이상 채울 수 없는 충만한 기쁨이고 죽음도 빼앗아 갈 수 없는 영원한 기쁨입니다. 현실이 저희를 우울하고 어둡게 해도 저희에게 주신 믿음에 따라 주어진 시련의 시간들을 기쁘고 당당하게 맞이하겠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예수님의 잉태, 십자가 죽음 그리고 부활까지 그분의 모든 것을 다 아시니 저는 알 수 없는 그것들을 알아듣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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