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7월 16일 의노(義怒)

이종훈

7월 16일 의노(義怒)

 

소위 ‘정치에 빠진 사람들’ ‘종교에 빠진 사람들’의 공통점은 자신이 바라고 원하는 것을 진실과 진리라고 주장함이다. 그것을 얻고 또 그렇게 되게 하려고 폭력까지 사용한다. 물론 그들에게 그 폭력은 불가피한 것이고 심지어 거룩한 것으로 미화된다. 그런 그들의 어처구니가 없는 믿음과 행동을 보면 화가 나다가 허탈해지고 슬퍼진다. 세상은 왜 이 모양일까?

 

예수님도 속상하고 화도 내셨다. 사람이니까 당연하다. 사람들이 당신의 말을 믿지 않거나 마음을 바꾸지 않고 완고한 채로 남아 있을 때 그러셨다. 예루살렘 성전을 폭력적으로 뒤집어엎으셨던 것은 아마도 너무 그곳을 좋아하고 사랑하셨기 때문이셨을 것이다. 사람이니까. 그런 분노를 의노(義怒)라고 한다.

 

그분의 분노는 신적인 사랑의 또 다른 표현이었다. 아픈 사람을 보면 고쳐주지 않을 수 없고, 악령에 사로잡혀 동네 사람들뿐만 아니라 자신에게도 해를 끼치는 그에게서 호통을 치며 악령을 쫓아내셨으며, 불쌍한 과부의 슬픔을 보고 견디지 못해 자연의 법칙을 어겨가며 아들을 되살려내셨다. 기적과 설교 등 그분의 모든 삶의 목적은 단 하나, 사람들이 아버지 하느님을 알고 그분에게로 마음을 돌리는 것, 회개였다. 의노도 그분의 사랑이었다.

 

의노는 오직 하느님의 것이다. 우리는 자신의 분노가 의롭다고 말해서는 안 된다. 인간은 본성이 이기적이기 때문이다. 어쩌면 본능이라고 해야 할지도 모른다. 자신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거짓은 물론이고 폭력과 심지어 하느님도 이용해먹지 않는가. 폭력은 정당방위를 제외하고는 정당화될 수 없다. 분노도 마찬가지다. 화가 나는 것은 어쩔 수 없으나 그 화대로 말하고 행동하는 것은 옳지 않다. 답답하고 불의한 현실에 일어나는 분노도 유혹일지 모른다. 그냥 지나가게 내버려 두자. 잠시 후 마음이 잠잠해지면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이 땅에서도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또 반드시 그렇게 되고야 말 것이라고 믿자.

 

예수님, 속상하고 마음 아프고 화나는 일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저의 분노를 의롭다고 믿지 않습니다. 의노는 오직 주님의 것입니다. 십자가 위에서 돌아가시기까지 아버지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기를 바라셨던 주님의 사랑을 따르겠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회개의 길을 가르쳐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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