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7월 28일(연중 17주일) 기도

이종훈

7월 28일(연중 17주일) 기도

 

우리 하느님은 자판기가 아니다. 돈을 넣으면 원하는 것을 내어주는 자판기처럼 열심히 기도한 만큼 내가 원하는 것을 바라는 대로 이루어주시는 분이 아니다. 그렇다고 이 세상 너머에서 홀로 조용히 앉아계신 분도 아니다. 그분은 세상과 나의 일에 깊은 관심을 갖고 당신의 방식으로 관여하신다. 당신 백성의 울부짖는 소리를 들으시고 하늘에서 직접 내려오셔서 그들을 구하셨다(창세 18,20-21) 

 

나는 흙으로 만들어져서 본성적으로 눈에 보이고 느낄 수 있는 성과와 성공을 추구한다. 거기에 부모에게 물려받은 것과 성장과정에서 입은 내면의 상처들로 왜곡된 마음은 있는 것을 있는 그대로 보기 정말 어려워한다. 그래서 기도는 마음을 드높이는 것이지 팔을 뻗치는 것이 아니다. 그래봐야 팔만 아프다. 몸은 땅에 붙들려 있지만 그 안에 있는 마음은 하늘을 향하고 거기에 머무르려는 노력이 기도다.

 

우주를 여행하려면 엄청난 힘이 있어야 이 땅에서 벗어날 수 있다. 그런 것처럼 본래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땅의 존재가 그의 영혼을 하늘로 올리려면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나? 그래서 기도는 숨을 쉬듯, 아침에 양치질을 한 기억은 나지 않지만 당연히 했을 것이라고 여기는 것처럼 일상이 되어야 한다. 이런 주장이 부담스럽지만 하느님의 아들 예수님도 이 땅에서는 기도하시지 않았던가? 사람은 기도해야 한다. 숨 쉬듯 기도해야 한다. 빵을 얻어내기 위해서가 아니라 땅에 붙잡혀 있는 마음을 하늘에 올려놓기 위해서이다.

 

우리는 알고 믿는다, 우리 하느님은 우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이미 알고 계신다고. 그러니 그런 것들을 말하면 입만 아프고 시간과 정력 낭비다. 그런데도 그런 것들을 청함은 그분이 내게 어떤 분이신지 잊지 않기 위함이다. 오만한 마음으로 하느님께 청하는 사람은 없다. 우리가 오롯한 마음으로 청해야 하는 것은 하느님의 사랑을 온 세상이 알아 하느님의 뜻이 이 땅에서도 하늘에서처럼 이루어지는 것이다.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생기는 게 돈이고,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죽게 마련이며, 정권이 바뀌어도 국민들 삶은 거기서 거기, 모든 이를 만족시키는 이념은 없다. 그렇다고 마치 달관한 듯 세상일을 외면하는 비겁한 사람이 그리스도인은 아니다. 예수님도 세상에서 깊은 상처를 입으셨다. 그 상처로 구원의 길이 열렸다. 소돔은 한 사람의 의인이 없어 멸망했지만 오늘 세상은 한 사람의 의인 때문에 멸망하지 않는다. 우리는 그분을 통해서 하늘로 쉽게 오른다.

 

예수님, 기도하는 법을 가르쳐달라고 청하지 않습니다. 그 대신 매일 매 순간 기도하게 해달라고 청합니다. 땅의 속성을 지닌 이 몸은 눈에 보이는 것만 찾습니다. 저의 영혼을 언제나 하늘을 향해 활짝 열어 놓겠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하늘 길을 보여주시고 이끌어 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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