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8월 7일 마음먹기

이종훈

8월 7일 마음먹기

 

이스라엘은 기적적으로 이집트 노예생활을 탈출하고 그후 많은 시련과 갈등을 겪으며 40년간의 광야생활을 했다. 그리고 마침내 이 모든 것들의 최종 목적지, 하느님께서 약속하셨던 젖과 꿀이 흐르는 가나안 땅 앞에 섰다. 그런데 그곳을 정찰하고 돌아온 이들의 평가는 일치했고 또 달랐다. 그 땅을 차지하고 있는 이들은 강했다(민수 13,28.31). 그들이 강하지만 이길 수 있다는 이들(민수 13,30)과 이길 수 없다는 이들(민수 13,31)로 갈라졌다.

 

그 땅을 차지하고 있는 민족들은 강했을 것이 분명하다. 정착생활을 한 이들과, 노예생활을 하다가 40년 떠돌이 생활을 한 이들은 비교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모든 면에서 이스라엘은 가나안 민족에 비해 열등했을 것이다.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무모해 보이고 이길 수 없다고 한 이들은 객관적이고 현실적으로 보인다.

 

그런데 하느님은 이길 수 없다고 주장하는 이들에게 죽음을 예고하셨다. 그것은 그들의 마음 그대로였다. “주님의 말이다. 내가 살아 있는 한, 너희가 내 귀에 대고 한 말에 따라, 내가 반드시 너희에게 그대로 해 주겠다. 바로 이 광야에서 너희는 시체가 되어 쓰러질 것이다(민수 14,29).” 이길 수 없는 마음은 이길 수 없고, 이길 수 있다는 마음은 이길 수 있다. 이것은 의지력과 용기의 문제가 아니라 지난 40년 동안 그들과 함께 하셨던 하느님께 대한 신뢰의 문제이다. 하느님을 믿느냐 못 믿느냐이다.

 

가짜뉴스, 억지주장, 폭력, 부정한 거래 등으로 작은 시민들이 고통을 겪는다. 그들은 연단에서 눈 깜짝하지 않고 마이크에 대고 거짓을 외친다. 그들은 도대체 어디서 그런 용기가 생겼을까? 반면 진실과 공정을 외치는 이들은 그들에 비하면 오합지졸 같다. 그들은 힘도 무기도 규율도 없다. 진실과 공정을 사랑하는 마음 하나로 여기저기서 모여 외치다가 흩어진다. 그게 다다. 진실과 공정이 거짓과 폭력을 이길 수 있을까? 이길 수 있다. 아니 이긴다. 이 싸움은 힘이 아니라 우리의 마음과 선하신 하느님께 대한 신뢰의 문제이다. 선(善)의 힘을 믿느냐 못 믿느냐, 하느님을 믿느냐 못 믿느냐이다. 이길 수 없다는 마음은 그 자체로 이미 패배자이고 이길 수 있다는 마음은 이미 승리한 것이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어둠이 빛을 이긴 적이 없기 때문이다.

 

참 빛이신 주님, 세상의 어두운 일들로 마음도 자꾸 어두워집니다. 비난하고 낙담하며 체념하고 싶은 유혹에 시달립니다. 이때야말로 진정으로 믿음이 필요한 시간입니다. 그 믿음은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신념이 아니라 희망과 신뢰를 버리지 않는 마음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믿음이 약한 저희를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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