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9월 4일 주님이신 예수님

이종훈

9월 4일 주님이신 예수님

 

질병은 사람을 절대적으로 가난하게 만든다. 의사를 찾는 환자들은 하나도 빠짐없이 병의 고통에서 해방되고 회복되기를 바랄 것이다. 예수님은 육체적 그리고 정신적으로 고통 받는 이들을 치유해서 회복시켜 주셨다. 기적적인 치유를 받은 이들이 얼마나 기뻤을까? 그들에게 예수님은 분명 하느님이었을 것이다. 그런 분이 늘 자신들 곁에 계시기를 바랐음은 당연하다(루카 4,42). 병이 나았지만 다시 아프게 될 테니까.

 

그런데 그들의 바람과는 달리 예수님은 다른 고을로 떠나셨다. 그분은 병도 고쳐주고 마귀도 쫓아내고 쉬운 말로 잘 가르쳐주셨지만 그것이 그분의 사명은 아니었다. 그분은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세상 곳곳에 전하기 위해서 오셨다(루카 4,43). 기적적인 치유보다 더 크고 확실한 기쁨은 없을 것이다. 그런 은혜를 입은 이들이 다시 병에 걸렸을 때 짧았지만 그분과 함께 지냈던 시간들을 그리며 그분을 찾았을 것이다.

 

예수님은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전하셨지만 십자가에서 돌아가셨다. 우리는 그분의 죽음이 실패가 아니라 완성이라고 믿는다. 그 믿음의 내용을 이해시키려고 수많은 사람들이 이성적으로 설명해놓았다. 그들의 엄청난 노력에도 그것들은 이해하기 참 어렵고 때로는 억지스럽다는 생각마저 든다. 그러고 보면 예수님도 제자들에게 당신의 수난과 죽음을 이해시키려고 하지 않으셨다. 오히려 혼란을 예상하셨고 잠시만 참고 기다리라고 하셨다. 죄인을 위한 하느님의 죽음은 믿음의 대상이다. 보답해드려야 할 호의가 아니라 그저 감사하게 받는 아버지의 선물이다.

 

예수님은 열병을 앓고 있는 시몬의 장모를 고쳐주실 때 그의 열을 꾸짖으시며 내쫓아버리셨다(루카 4,39). 왜 이렇게 열이 오를 때까지 일했느냐고 그를 탓하지 않으셨다. 우리도 죄는 미워하되 죄인은 미워하지 말라고 말한다. 그렇다고 죄가 나와 무관하다는 뜻은 아니다. 그분은 열을 꾸짖으시고 죄를 없애신다. 그분의 죽음이 그것을 보증한다. 그리고 그렇게 회복된 시몬의 장모가 손님들의 시중을 들었던 것처럼 당신의 죽음으로 용서받은 우리는 서로 사랑하라고 초대하신다.

 

예수님은 억울한 수난과 죽음을 당하셨다. 이해할 수 없다. 그런데 그분은 부활하셨다. 그것이 아니라면 그분은 수많은 위인전 중 하나의 주인공으로 남아있을 것이다. 다시 병에 걸린 이들이 예수님 그리고 그분과 함께 지내던 시간을 그리워했던 것처럼 우리도 주님을 찾는다. 간절하고 순수한 마음으로 주님을 찾는다. 그분은 우리에게 기쁜 소식을 전해주신다.

 

예수님, 당신은 저의 하느님이시고 주님이십니다. 아플 때 오직 회복과 고통에서 해방됨만을 바라는 마음으로 당신을 주님이라고 부릅니다. 세상에 저를 구원할 이름은 예수 그리스도뿐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제가 바라는 그것이 진실이고 진리임을 믿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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