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9월 22일(연중 25주일) 불법적인 소유

이종훈

9월 22일(연중 25주일) 불법적인 소유

 

돈은 좋다. 그러나 돈이 아무리 좋고 많아도 하늘나라에서는 아무 소용이 없다. 하늘나라에 들어가지 않아도 어차피 나중에는 여기 남은 사람들에게 다 주게 된다. 여기서는 가족 친구가 많아도 하늘나라로 들어갈 때는 홀로 가야 하거니와 문도 매우 좁아서 가진 짐들은 다 버려야 그 문을 통과할 수 있다. 육체도 가져가지 못한다.

 

소유는 달콤하지만 저기를 그리워하는 이들에게는 거추장스럽고 불편하다. 그들은 나그네요 순례자들이기 때문이다. 순례 길에 꼭 필요한 것들만 소유하고 있으면 된다. 그것도 순례하는 동안 잠시 빌려 쓰는 것이다.

 

가난은 불편한 것이라고 말하지만 실제로 가난한 이웃들에게 그것은 고통이고 슬픔이다. 하느님은 우리와 나무와 짐승 모두에게 먹을 것과 재물을 풍족하게 주셨는데 가난한 이들이 있음은 누군가가 지나치게 많이 갖고 있기 때문이다. 불의한 방법이 아니면 그렇게 많이 쌓아둘 수 없다. 그런 이들을 두고 하느님은 맹세하셨다. “나는 그들의 모든 행동을 결코 잊지 않으리라(아모 8,7).”

 

나의 것은 없고 소유도 임시적이다. 재물은 말할 것도 없고 친구와 가족 그리고 몸도 마찬가지다. 순례 길에 필요하고 선을 쌓고 사랑하기 위한 도구들이다. 이것을 믿는 이들은 얼마나 자유롭고 평화로운가! 세상 모든 것, 나의 육체와 생명까지도 하느님의 것이니 어쩌면 그것을 아무리 임시라고는 해도 그것들을 소유하고 있는 것 자체가 처음부터 불의한 것일지 모른다. 나는 불법적으로 그것들을 소유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니 너희가 불의한 재물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참된 것을 맡기겠느냐? 또 너희가 남의 것을 다루는 데에 성실하지 못하면, 누가 너희에게 너희의 몫을 내주겠느냐?(루카 16,11-12)” 진짜 나의 몫은 하늘나라에 있다.

 

예수님, 주님도 집과 가족 등 이것저것 소유하셨지만 나중에는 모든 것을 버리고 머리 둘 곳조차 없이 아무 것도 가지지 않으셨습니다. 그래도 주님은 부족함이 없으셨습니다. 소유하고 싶은 유혹을 잘 아시니 하늘나라의 문 앞에서는 쓰레기가 될 것들에 마음을 빼앗기기 않게 도와주소서. 오늘도 순례 길을 걷는 저에게 양식이 되어주시고 제가 가야 할 곧은길이 되어주시니 참으로 고맙습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쓸데없는 재물은 물론이고 나의 꿈이라는 달콤한 유혹에서도 자유롭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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