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io신부의 영원한 기쁨

[이종훈] 9월 23일(성 비오) 믿음의 기쁨

이종훈

9월 23일(성 비오) 믿음의 기쁨

 

서울 어느 동네는 성형외과 거리가 있고 피부미용을 위한 기구와 화장품 광고가 넘쳐난다. 하지만 미안하게도 큰돈을 들여 고친 얼굴은 보기 거북하고, 화장품이나 기구가 아니라 속이 건강하고 마음이 편안해야 피부가 고아진다. 늙음만큼 자연스럽고 또 자연스러운 것처럼 아름다운 것이 또 어디 있을까? 생명이 있는 모든 것은 죽게 되어 있다. 자연스러움을 거부하니 아름답지 않고 거북한 것이다.

 

하느님을 모르는 사람들은 늙음과 죽음이 두려운 일이라 그것을 잊어버리려고 억지를 부리지만 그럴수록 그 두려움의 노예가 된다. 반면에 하느님을 알고 그분이 참으로 좋은 분이며 아드님을 아낌없이 내어주실 정도로 나를 사랑하심을 믿는 이들은 자신에게 주어진 생명과 시간은 당신을 찾아가는 하나의 여행이고 순례라고 여긴다. 늙을수록 참으로 좋으신 하느님을 만날 날이 가까워지고 있으니 마음은 점점 밝아지고 얼굴을 더 편안해지고 맑아진다.

 

눈과 귀를 의심하는 비극들을 매일 접하는데 이런 믿음을 지니고 살아감이 망상과 무책임해보일 수 있다. 하지만 믿음의 자녀들은 세상을 등지고 살지 않고 오히려 세상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산다. 슬퍼하고 아파하고 박해 받는다. 실패하고 쓰러지기도 한다. 주님이신 예수님도 그러셨고 당신을 따르는 이들도 그럴 것이라고 이미 예고하셨다. 정말 주님 말씀대로 되고 있다.

 

오늘 우리가 기억하는 비오 신부님은 50년 동안 예수님의 고통을 받아 안고 사셨단다. 하느님이 세상을 사랑하시는 고통을 지금도 받고 계시고 앞으로고 계속 그러실 것이라는 표징이다. 그분은 하늘로 올라가버리신 것이 아니라 온 세상 어디서나 우리와 함께 계신다는 증거이다. 그리고 그분은 승리하실 것이다. 아니 이미 승리하셨다(요한 16,33). 그분을 믿고 따르는 이들도 마찬가지다. 믿음은 지금 여기 그리고 미래에 일어날 일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은 빛이시며 그분께는 어둠이 전혀 없다(1요한 1,5).” 우리는 빛이 아니다. 그 빛을 담고 있는 질그릇이다. 그 빛은 덮어버린다고 사라지지 않고 그 빛을 키우거나 줄일 수도 없다. 다만 그 빛을 등질 수 있을 뿐이다. 스스로 어둠을 선택하는 셈이다. 그건 하느님도 어쩌실 수 없다. 늙어갈수록 그 빛은 더욱 찬란하게 빛난다. 세상의 형체가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1코린 7,31). 믿는 이들은 기쁘지 않을 수 없으니 아름답지 않을 수 없다. 세상 끝나는 날까지 주님은 우리와 함께 계신다(마태 28,20).

 

구원자이신 예수님, 믿음이 세상을 얼마나 변화시킬 수 있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를 기쁘게 하고 그 기쁨이 사람들에게 밝은 호기심과 희망을 말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것이 저의 몫이고 구원은 주님은 몫입니다.

 

영원한 도움의 성모님, 많은 시련과 도전을 받는 믿음의 길에서 흔들릴 때마다 도와주시고 그것들을 통해 제 믿음이 더 깊고 굳건해지게 도와주소서.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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